은행들의 외화대출이 올해 들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저금리의 엔화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던 대출이 올 들어 경기전망 하향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 및 금리 인하 등으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은행이 지난해부터 ‘통화전환 옵션부 외화대출’상품을 통해 경쟁적으로 외화대출을 벌인 결과, 대출액이 크게 증가했으나 금융당국이 외화대출의 용도제한을 폐지한데다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줄면서 대출잔액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8개 은행의 옵션부 외화대출상품 잔액은 올해 6월말 현재 3조4490억원으로 지난해말(3조1512억원)에 비해 2978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조흥, 우리, 기업, 한미은행 등의 대출잔액이 각각 207억원, 416억원, 55억원 및 949억원 등이 줄었다.
반면 국민, 외환, 신한은행 등의 대출잔액은 각각 206억원, 761억원 및 1740억원 등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국내 18개 은행의 외화대출이 지난해 월 평균 7840억원 증가했던 데 비하면 올해 상반기 동안에는 지난해말(16조9680억원) 대비 468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기업들의 외화대출수요가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외화대출 수요 감소는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대출요인이 줄어든 데다 은행들도 대출심사를 강화해 신규대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앞으로도 신규대출 억제요인이 지속된다면 기업들의 외화대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화전환 옵션부 외화대출 상품은 은행이 달러, 엔화 등 단기외화를 차입해 원화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붙여 기업들에게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통화전환 옵션부 외화대출 판매잔액>
(단위 : 억원)
(자료 : 각 은행)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