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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IC카드 도입 난항 예상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5-28 21:37

비용 문제로 골머리…표준안 채택도 ‘산넘어 산’

다기능 복합화폐 만들고 인프라 확충해야



대규모 투자 비용 부담, 표준안 채택 등의 문제 때문에 은행권의 IC카드 도입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 금융정보추진 소위원회에서 ‘금융 IC카드 표준화 방안’이 통과됐다. 이 안에 따르면 은행권은 2004년부터 2005년 말까지 마그네틱 방식인 현금, 직불, 신용카드를 IC카드로 교체해야 한다.

현금카드 관련 금융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은행권은 전체적으로 IC카드 도입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대내외 환경이 모두 어려워 비용 조달이 어려워진데다 은행간 의견이 달라 IC카드 이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표준안 마련 과정이 쉽지 않으리란 점이 은행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카드 및 자동화기기 교체 비용이다. 현재 은행들이 발급한 현금, 직불카드 등은 약 4천만장. IC카드 발급 비용이 장당 6~7천원인 것을 감안하면 카드 교체 비용으로만 약 2400억이 필요하다. 대량 발급에 따라 비용이 내려간다 해도 장당 3~4천원씩 치면 1200~1600억이 들어간다.

약 3만 5천대인 은행권 자동화기기에 IC카드 인식 모듈을 탑재하려면 대당 천만원씩, 약 3천 5백억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고객수에 따라 다르지만 카드와 자동화기기를 교체하려면 은행별로 약 200~1000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1~2천원씩의 발급 비용을 내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 봤지만 여태까지 무료로 3~4개 은행의 현금, 직불카드 등을 받아온 고객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실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려면 IC카드가 현금, 직불 이외에 인증, 쇼핑, 의료보험, 신분 증명 등 다양한 기능을 담고 활발히 이용돼야 하지만 사회적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 돼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IC카드의 표준화 방안 수립에도 많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은행들이 각각 K-캐시, 몬덱스, 비자캐시, 마이비 등 전자화폐사들과 제휴해 스마트 카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이를 통일하기까지 여러 이견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자화폐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일부 은행은 IC카드 도입 의무 실시를 계기로 자체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은행과 은행권 관계자들이 여러 전자화폐를 담을 수 있는 오픈 프로토콜의 채택 방안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싱가폴 등 일부 선진국에서 IC카드를 의무 사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런 국가는 경제 규모나 국토 면적, 사회적 환경 등이 국내 사정과는 많이 다르다”며 “소매업체들의 카드 단말기를 바꾸고 전자정부 사업이 진척돼 주민증과 의료보험카드가 통합되는 등 IC카드 사용이 활성화되는 사회적 저변을 확대하면서 표준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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