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 신임 총재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을 마쳤다.
지난 73년 행정고시 합격, 주제네바대표부 재정경제관과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금융비서관,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한편 정건용 총재는 이날 오후 3시 이임식을 가졌다.
아래는 유지창 신임 총재 취임사 전문이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개발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하여 헌신해 온 산업은행의 가족이 되어 반갑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30년전 공직생활을 시작할 당시 수출산업 및 중화학공업 육성에 몰두하는 산업은행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지켜본 바 있고, 특히 예전 재무부 시절 산업은행 주무과인 산업금융과 과장 재직 시절부터 여러분과 오랜 인연을 맺어오면서 항상 가깝게 느껴왔으며,
오늘 이렇게 총재로 부임하게 되어 더욱 영광스럽습니다.
앞으로, 명실상부한 산은가족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을 우선 모두(冒頭)에 말씀드립니다.
우리 산업은행은 경제발전 단계별로 시대적 소명에 맞게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금융전문은행", "국제·투자은행"으로 성장하여 왔습니다.
먼저, 지난 2년간 외환위기 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가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 업무 등을 주도하고, 클린 뱅크의 토대 위에 은행 발전의 기틀을 다지신 전임 정건용 총재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국책은행 임직원으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묵묵히 일해오신 여러분의 노고에도 치하의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잘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최근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다중위협에 직면하여 있습니다.
선진국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핵 문제 등으로 불확실성은 심화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설비투자의 부진 속에, 부동자금은 늘어나고, 경제지표의 움직임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은, 어려운 때 빛을 발하는 산업은행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실현과 금융허브 건설을 위해 50년 전통의 축적된 경험과 역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가경제를 위하여 맡겨진 소임과 우리 산업은행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성장 동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
6T, 지식기반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산업 육성에 앞장서고,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금융을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북한 경제의 개방에 대비하여, 남북 경제협력 사업 등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국책은행으로서, 시장실패의 보완 문제도 소홀히 다룰 수 없습니다.
우물가에 있는 펌프에 누군가 먼저 물 한바가지를 붓지 않으면 신선한 물을 얻을 수 없습니다.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상시적으로 추진하고 일시적인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하여 기업금융 확대에 나서는 등 금융시장 안정에도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등 건전은행의 토대 위에서 수익 경영을 확고히 함으로써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위험에 대한 똘레랑스를 설정하고, 이를 엄격히 준수함은 물론, 부실발생 위험은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여·수신 제도는 고객 친화적으로 개선하고, 종합금융서비스 체제에 맞는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하여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충하여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생동감 넘치는 신뢰의 일터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적극적인 참여와 토론을 통하여, 개개인 역량의 합보다 조직 전체의 역량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도록 업무협조체제를 강화하고, 부서간, 상하간, 노사간에 은행 전체의 큰 틀에서 한 마음으로 단결해야 할 것입니다.
투명하고 공정함이 강물처럼 흐르는 조직이 되어 참된 실력자가 중심에 서도록 하고, 전 직원이, 한 차원 높은 윤리의식을 확립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그간 다소 훼손되었던 산업은행의 이미지를 보다 참신하게 탈바꿈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 산업은행은 동북아를 영업거점으로 한 아시아의 Leading Bank, 더 나아가 세계수준의 국제투자은행으로 발전한다는 비전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비전달성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총재, 그리고 항상 여러분 곁에 있는 총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과 인연을 맺고 산은가족이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는 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취임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 4. 17
總裁 柳 志 昌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