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랩어카운트 포괄주문 허용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불허 쪽으로 기운 가운데 증권사들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증권을 포함한 대형 증권사들은 포괄주문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인력 및 투자비용 부담만 클뿐 상품성이 떨어져 고객수요가 미미할수 밖에 없기때문에 포괄주문은 꼭 이루어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사실상 포괄주문 허용이 물 건너갔다고 보고 이에 따른 대책을 별도로 마련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재경부는 그 동안 증권업계와 투신업계간에 논란이 돼 온 일임형 랩 포괄주문 허용에 대해 사실상 불허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일임형 랩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들이 요구해 온 사항들은 대부분 수용했지만 포괄주문의 경우 이를 유사투신업무로 보는 투신권의 반발이 너무 심해 사실상 허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지만 증권업계와 투신업계가 양자간의 조율을 통해 포괄주문 허용에 대한 합의를 이룬다면 이를 수용해 줄 수도 있다”고 밝혀 사실상 투신업계가 증권사 일임형 랩 포괄주문 허용에 대한 칼자루를 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일임형 랩 영업을 준비중에 있는 증권사들은 투신업계와의 협상을 계속 진행하는 동시에 포괄주문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 새로운 주문체결방식도 함께 개발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들은 포괄주문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일임형 랩 영업자체가 불가능함에 따라 포괄주문 허용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포괄주문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차선으로 선택할 수 있는 주문방식도 있지만 일임형 랩 영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포괄주문이 반드시 허용되어야 한다”며, “협회측에 이 부분에 대한 건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증권사들은 포괄주문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대안으로 복수주문방식을 고려중에 있고, 이미 시스템 개발을 마쳤거나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복수주문시스템을 개발해 놓은 증권사는 LG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등이며, 대우증권은 현재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포괄주문이 허용되지 않더라도 일임형 랩 영업은 추진해야 되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복수주문방식을 이용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복수주문 방식도 거래법상 위법의 소지가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