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SKG 사태에 이어 이라크전쟁 발발로 국내 은행들이 해외자금 조달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3개월내 만기상환해야 하는 약60억달러 상당의 외화자금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자금 상환후 국내외 악조건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기업 및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은 바닥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은행 및 재정경제부는 현재 외환보유액 1200억달러로 은행들에게 유동성공급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대규모 외화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외화조달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외화예금 금리를 인상해 달러자금을 유치하는 한편 외화대출을 자제하는 등 비상대책을 강구중이다.
산업은행은 국내외 외화자금수급 상황을 수시점검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4월중 신디케이트론으로 2억5000만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24일부터는 도쿄, 베이징, 대만 등을 돌며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에 나서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라크전쟁이 단기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외화대출이나 외화유가증권 투자를 자제하고 필요에 따라 외화유가증권을 매각해서 자금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4월중 1억5000만달러를 차입할 계획이며 하나은행도 4월초 1억8000만달러를 차입해 차환용으로 사용할 예정으로 다음달부터 유럽 3개국을 돌며 IR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상황이 호전되는 추이를 봐가며 오는 9월중 2억5000만달러∼3억달러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며 내달중 아시아시장을 돌며 IR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국고채 등 채권을 해외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빌려오는 환매조건부 매각(RP)을 통해 3억∼4억달러의 자금을 차입하는 등 6월까지 19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오는 6월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차입한 10억달러의 조기상환을 연장토록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금융권 외화차입과 관련 재경부 국제금융비상대책반 관계자는 “SK사태 이후에 차입금리가 높아졌고 외국 금융기관들이 신규 여신을 축소하고 있지만 차환발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