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스스로를 장사꾼이라 칭하고 주변에서도 역시 타고난 장사꾼이라는 평을 듣는다.
김 행장의 가장 큰 무기는 ‘감(感)’이다.
최근 김정태 행장이 1조원을 들고 주식베팅에 나서겠다고 했을 때 ‘무모한 짓이다’ ‘김 행장이 새정부와의 밀월관계를 위해 무리한 일을 벌인다’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지 않겠냐는 기대를 가졌다.
과거 김 행장이 시장에서 보여준 놀라운 통찰력에 대한 기대다.
김 행장이 98년 부임할 당시 주택은행은 국책은행 시절의 습성을 그대로 지닌 경직된 조직문화를 지닌 채 적자기업으로 남아있었다. 이후 노조의 반발을 무릅쓴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 성과주의 문화를 뿌리내렸다.
또 2001년 옛 국민은행과 합병을 통해 자산 200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의 리딩뱅크로 도약한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CEO중 한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제 김 행장에게 있어 마지막 도전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구 국민, 주택간의 교차배치와 인적통합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실질적 합병을 일궈내는 것만이 남았다.
김정태 행장은 지난해 실적 악화로 올해 이사회가 평가한 성적표에서 항상 받던 ‘수’가 아닌 ‘미’를 받았다.
과연 김 행장이 이 같은 오명을 벗고 ‘큰 장사꾼’다운 솜씨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