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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제

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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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2-05 21:08

[茶洞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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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경제가 심상치 않다.

내일 있을지 모레 있을지 모르는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비해서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더니 급기야 정부가 자가용 10부제 강제 실시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물론 전체 기름 소비량에서 승용차의 소비 비중이 얼마되지 않지만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과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라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에는 충분하다.

기름값뿐만 아니다. 정부와 인수위에서 서로 올해 경제 성장률을 5%로 하느니 7%로 하느니 탁상공론을 하고 있는 사이에 국내외 전문기관에서는 5%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술 더 떠 블룸버그 같은 경제 전문 통신사는 한국경제가 ‘자아도취 망령에 또 직면했다’는 듣기에도 불쾌한 기사를 전 세계에 날리고 있다. 일개 외국 언론사의 보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경제 분야에서 내노라하는 기관이고 보니 무시하고 넘어 갈수만은 없다. 마치 안방 살림을 그대로 남에게 보여준 것 같아 찜찜하기 그지없지만 정확한 지적이 들어 있으니 한번쯤 귀 기울여 볼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자아도취 망령에서 벗어나야



블룸버그는 최근들어 한국이 지난 97년 외환 위기 이후 경제 개혁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섣부른 낙관론에 빠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통신사의 아시아 지역 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최근 한국은 외환 위기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던 `자아도취(complacency)’에 다시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페섹은 한국은 지난 96년 말 OECD 가입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으나 당시 호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성급하게 `샴페인을 터뜨렸으며’ 이는 결국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한국은 외환 위기를 성공적으로 탈출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경제 강국으로 재부상 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아도취’의 옛 망령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새로 취임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북핵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의 긴장 상태도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가 이같은 위기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오랜 난제로 지적됐던 재벌 문제를 비롯해 김대중 정부가 시작한 개혁 정책의 마무리, 노사문제, 신용 대출 문제 등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경제 개혁이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같은 정부의 의지와 향후 실천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은행 민영화 서둘러 관치 줄여야



또 다른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과제는 김대중 대통령이 시작한 경제 개혁을 끝내는 것이며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한국의 첫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노 당선자가 평양발 핵 위협을 일단 극복하고 나면 북한이 아니라 남한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김 대통령이 깔아 놓은 길이 훌륭하기 때문에 노 당선자로서는 경제 계획을 구상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게 좋은 점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주간지는 김 대통령이 2년 전 한국 경제의 기초를 다지기에서 성장으로 초점을 돌리면서 포기한 과제들을 노 당선자가 마무리만 하면 된다고 강조하고 “그는 처방된 약을 먹기만 하면 된다”는 국내 교수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이 주간지는 한국의 낡은 정치 청산이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이며 그 다음이 금융 개혁이라고 지적하면서 새 대통령은 외환위기 이후 국유화된 5개 은행 가운데 아직도 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3개 은행의 민영화를 서둘러 관치 금융의 여지를 줄이고 공적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잡지는 김 대통령이 재벌과 노조 문제에서도 집권 초기의 개혁 프로그램을 중단했거나 성공하지 못했다며 노 당선자의 손길이 필요한 분야로 지목했다.

하지만 현재 세계 경제의 축이 성장보다는 침체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다보스 포럼’에서 조지 소로스가 지적한 것처럼 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침체심화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소로즈는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다이나믹한” 나라인 중국의 공세에 밀려 살아남으려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우리는 디플레 국면에 다가서 있는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디플레가 소비지출을 지연시켜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물건을 더 싼값에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웃 일본의 경우를 보면 값싼 중국물건을 마음 놓고 살수 있다고 좋아하기만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우리는 지속적인 성장의 축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강종철 논설위원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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