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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어떨까

강종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1-08 18:51

[茶洞칼럼]

올 한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시간이야 계속 흘러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일정기간을 정해 놓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면서 사람들이 자기 관심 분야에서 지난해 벌어진 일들이 올해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사람들의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자 언론들은 곧잘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연말이나 신년 초면 새해에 벌어질 일들을 전망해 본다.

나름대로 경제분야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올 한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주요 이슈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을 소개하고 있다. 비록 남의 시각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흥미를 자아내는 것이 있어 한번 정리해 보면서 과연 우리는 지금 역사의 큰 흐름 속의 어디에 서있으며 우리의 관심사는 어떻게 결말을 볼 것인지 한번 점쳐 보자.



낙관 보다 비관 전망 많아



사담 후세인이 보면 대단히 분노하거나 우울해하겠지만 이 신문은 잔인하게도 올 봄이나 늦어도 가을에는 후세인이 권좌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말하고 있다. 한바탕 전쟁을 치루면서 후세인이 생화학 무기까지 동원하여 저항을 시도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미국의 의도대로 종말을 면치 못한다는 예언이다. 이 소식을 들으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부시의 다음 스파링 상대는 누구일까. 제발 우리와는 상관없는 곳에서 사단이 벌어지기를 빌어 본다. 물론 사단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지만 말이다. 역시 지금 세계의 가장 큰 관심은 부시와 후세인의 대결에 모아지고 있다.

우리의 주된 관심인 금융을 보면 우선 세계 증시에 대해서는 우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세계 주식시장은 하락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가 아직 고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 설비투자가 회복되지 않는 한 미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다른 시장도 이를 뒤따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말 주요국 증시는 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거나 소폭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아마 미국 증시와 비동조화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대세 상승을 주장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현혹되지 말아야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다.

금융 위기는 발생할 수 있을 것인가.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상 최대의 주식시장 거품이 꺼진 이후에도 금융 위기를 겪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발달로 은행이 파생상품을 통해 위험을 시스템 외부로 전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지 금융 위기가 지연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만약 선진국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한다면 규제가 완화되고 있으며 은행이 여전히 금융 시스템의 중심부에 있는 유럽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달러화는 무너질 것인가. 현재 미국의 대외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며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증가할 경우 5년 뒤엔 이 비율이 50%까지 올라갈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경상수지적자 감축을 꾀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달러 폭락을 부를 것이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늘어난 미국의 수출 물량을 세계가 쉽게 흡수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달러화 하락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으려면 미국의 민간 자본유출이 크게 줄거나 외국 정부가 달러를 대량 매수해야 하는데 어느 쪽도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는 처방이다. 달러가 올해도 가파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경제 여전히 불투명 예상



FRB는 금리를 또 내릴까. 지난해 11월 50bp의 대폭 인하를 단행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금리를 또 내린다면 미국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며 FRB가 이에 대해 판단을 잘못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고 평가돼 있고 지정학적 불안정에 노출돼 있다. 독일과 일본 경제의 불황으로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국 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은 시기를 놓친 데다 혜택이 엉뚱한 곳에 돌아갈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 할 때 FRB는 지난해 11월과 똑같은 논리를 내세워 다시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

IT, 벤처에 대한 투자는 회복될까. 정보기술(IT) 투자의 회복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IT투자 규모를 좌우할 기업의 수익이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IT투자와 같은 경비를 줄이는 방법 뿐이다. 금년에 IT투자 증가율은 2~3%로 예상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대형은행을 국유화할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일본 정부가 금융 위기 가능성을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4대 은행 중 적어도 한두곳은 국유화해야만 할 것이다. 은행들이 거세게 반발하겠지만 국유화와 같은 극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이외에도 이 신문은 브라질의 디폴트 가능성, 대형 기업스캔들의 재현 가능성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우리와는 큰 상관이 없는 것 같아 생략한다.

이래저래 우울한 전망이 많은 것 같다. 시간은 연속적으로 흘러가는데 지난해 좋지 않았던 것이 하루 밤 지나 새해가 되었다고 갑자기 좋아질리는 없는 것이다.

새해가 밝았다고 새희망을 가지는 것은 좋으나 지나치게 허황된 꿈은 꾸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저 꾸준히 열심히 살고 볼일이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는가.

강 종 철 논설위원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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