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증권이 ‘정도경영’을 표방하며 자산관리업무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자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삼성증권이 증권업계 리더로써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 증권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타파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코자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인지 단순히 업종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그룹의 여타 계열사와 비교해 증권 업계에서도 확고한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의도적 행동인지를 놓고 그 진의에 대해 평가가 갈리고 있다.
업계는 우선 증권사들이 향후 증권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자산관리업무임을 인지하면서도 시장자체가 검증되지 않아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증권이 업계의 선두주자로써 증권업계의 발전을 위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면 바람직한 모습임에 틀림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동안 LG투자증권을 비롯해 대우 현대 동원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시장개척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해 왔지만 정부의 규제와 투자자들의 인식부족 등으로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자 사업을 축소해 왔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그룹의 적극적인 후원과 막강한 수익증권판매잔고에 힘입어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 올 수 있었던 것.
이에 따라 타 증권사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자산관리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증권사로 삼성증권을 꼽고 있으며 이 같은 맥락에서 삼성증권이 자칫 수익이 줄어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면 업계의 선두주자로써 귀감이 될만한 행동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후자에 대해서도 전혀 배제할 수 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기도 하다.
이 같은 추측이 가능한 것은 삼성그룹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각 업종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삼성증권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현 증권사의 수익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에서 LG투자증권과 채 1%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증권의 경영 성과에 만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그룹 내에서의 위상정립과 새로운 수익모델 육성을 통한 확고한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증권이 수익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조직개편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자산관리업무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삼성증권이 시장을 개척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투자자의 인식 부족 및 국내 증시 특성상 여전히 시장자체가 불투명한 만큼 향후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