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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컬럼] 금융인도 자원봉사에 참여하길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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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9-0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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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좀 더 깊이 있게 가늠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기부문화를 들 수 있다. 문화라고 하면 흔히 음악 미술 등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회를 동태적 측면에서 관찰할 때는 기부문화를 그 척도로 삼기도 한다. 특히 21세기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계층의 지식계급과 기업인의 자격요건으로 사회복지의 확충을 위해, 또는 그늘진 곳에 있는 가난하거나 신체적 장애자들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으로 기여하고 모금 등에 동참하는가를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 경향이다. 기업의 경우 종전보다 많은 돈을 출연, 기부하는 선행에 더하여 명예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근의 현상이다.

실제로 선진국의 예를 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매년 기부금 증가가 눈에 띌 정도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99년의 경우 전 국민의 98%가 어떤 형태로든 기부금 헌금에 동참했다. 국민 한 사람당 연평균 기부금은 70만원에 이를 정도로 많은 금액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1천달러 이상 고액기부자가 무려 70%를 차지하고 있다. 개개인의 기부금액도 엄청나지만 미국인들의 착하고 여유있는 마음씨를 보는 것 같다. 지난 해 미국정부가 상속세 폐지론을 거론했을 때 부자들이 앞장서서 상속세는 반드시 내야 된다면서 폐지를 극력 반대했던 그들이 아니던가. 선진국 국민다운 자세로서 부러운 생각이 든다.

영국의 경우도 대동소이하다. 미국에 비해선 다소 뒤지지만 선진국의 명예를 지키는데 손색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같은 해 기준으로 전국민의 60% 이상이 매달 자선단체 등에 기부금 또는 헌금을 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사람 당 연간 기부금액도 24만원에 달했다. 국가전체로는 약 40조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더욱이 우리를 숙연케 하는 것은 이 가운데 절반이상이 상류층이 낸 기부금이라는 점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를 보면 비교가 안될 정도로 한심한 수준이다. 같은 해 기준으로 우리 나라의 기부금 총액은 2천6백억원이었다. 그나마 연말 한철에 집중, 반짝하고 마는 1회성 내지 계절성 기부 또는 헌금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종교인이 종교기관 등에 헌금하는 것을 제외할 때 한사람 당 연간 기부금액은 5천8백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 비해 0.8%, 영국에 비해 2.4%에 불과한 수준이다.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 나보다 못사는 사람, 갑자기 재난을 당한 사람, 장애자 등을 동정하며 걱정을 나누는 따뜻한 마음의 크기가 미국인이나 영국인에 비해 작고 옹졸하기 때문일까.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낼 정도로 고양된 의식을 가진 선진국민이라고 자찬하고, 정보통신부문 등에서 일부 기술이 앞서있고, 주 5일근무제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기 직전에 놓여 있으며, 많은 시민들이 여름휴가는 해외의 유명휴양지에서 보내는 것이 대세가 될 정도로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고 있음에도 국민의 진짜심성은 이 같이 인색하고 짜다는 비판을 받지 않을지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국민모두가 한번쯤 숙고해 볼일이다.

루소는 일찍이 “동정심은 모든 사회적 미덕의 원천”이라면서 “법률과 풍속의 규제가 없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이 선량하고 평화롭게 살수 있는 것은 모두 동정심이라는 자연적 정념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세상살이가 어려워지고 힘들어지며, 사람들의 심성이 험악해질수록 남을 동정하고 이해하며 도와주려는 자세는 더욱 견지돼야 한다.

금융계는 이번에도 가장 많은 헌금을 내어 졸지에 수재를 당한 이웃들을 돕는데 앞장섰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원봉사를 통해 비극의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 수재민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헌신적 노력을 더 벌이는 것이 어떨지. 돈 인력 장비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수재민들을 물심 양면으로 돕고, 그들로 하여금 지금의 고난을 조속히 극복하도록 격려하면서 힘을 불어넣어 주는데 금융계가 앞장서는 방안도 고려해봄직 할 것이다.

경위야 어찌됐든 금융산업은 가장 먼저 주 5일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업종이다. 실제로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으며 다른 여러 산업의 종사자들한테서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금융인 모두가 앞장서 극도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수재현장에서 그들을 돕는다고 할 때 그 장면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뇌리 속에 금융인상이 어떻게 각인될까 상상해 본다.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 이 지경이 된 것에 대해 국민모두가 ‘내 탓임’을 자각하고 반성하며 되돌아보는 기회를 금융인들이 앞장서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필>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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