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온 나라를 강타한 가운데 공식후원업체도 아니면서 한국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를 후원, 짭짤한 간접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는 SK텔레콤. FIFA의 ‘옐로카드’를 교묘하게 피하면서도 적은 비용으로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럼 금융권의 SK텔레콤은 어디일까? 국가대표팀 및 축구협회 공식후원 은행인 서울은행이 바로 그 주인공. 공식후원 은행인 국민은행 못지않게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다.
서울은행의 ‘축구사랑’은 지난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4년 6월 월드컵유치 공식후원은행으로 지정, 대통령 등 각계각층 107만명이 참여한 316억원 규모의 ‘월드컵공식신탁’을 모집했다.
또 96년 5월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결정 이후에도 축구국가대표팀 공식후원은행으로서 각종 마케팅을 펼쳤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98년 7월의 ‘축구사랑 회원모집’. 총 4만5000명의 회원이 가입했던 이 행사는 국내 프로축구 붐을 일으킨 ‘촉매제’였다.
이 외에도 대표팀 A매치 입장권 판매 대행, 99년 시드니 올림픽대표팀 팬사인회를 통한 축구발전기금 조성, 2000년 금융단 축구팀 최초 재창단 등등 셀 수가 없다.
특히 서울은행은 4년 연속 국가대표팀 후원은행인 만큼 선수들의 사진과 사인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서울은행은 내달 15일까지 ‘새천년정기예금’ 신규가입고객을 대상으로 2만명에게 대표팀 사진 및 사인이 인쇄된 볼을 증정한다.
월드컵을 겨냥한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도 서울은행은 재미를 톡톡히 봤다. A보드를 장악, 60~70%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방송 3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서울은행이 94년부터 6년간 ‘월드컵 통장’, ‘월드컵 정기예금’, ‘BC한마음카드’ 등의 상품을 통해 조성한 후원액만도 54억5000만원. 여기에 대표팀 후원금으로 98년 이래 매년 3억8000만원~10억원을 투자해 왔다.
서울은행 스포츠마케팅 담당 김영하 차장은 “사실 FIFA월드컵 공식후원 은행이 아니라 매우 조심스럽다”며 “그러나 94년부터 ‘축구마케팅’이라는 한우물을 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차장은 “월드컵이 끝나도 오는 9월 남북축구, 경평축구 등의 이벤트가 줄을 이을 것”이라며 축구마케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