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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官治 은행권 ‘뾰로통’

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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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5-15 19:31

개별은행별 약 1억원 남짓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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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월드컵 개막을 지켜보는 은행들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 ‘억지 춘향’식으로 떠안은 월드컵 입장권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

월드컵 성공개최와 관중몰이를 위한 대의적 차원이라지만 내다 팔수도 없는 노릇이라 고스란히 은행이 부담해야 한다는 게 은행측 입장이다.

최근 재경부는 팔리지 않은 비인기 국가의 월드컵 경기 입장권 6~7만장을 은행연합회, 증권업협회, 투신협회, 생명보험협회 등의 금융기관협회에 배정, 소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중 은행연합회가 배정받은 물량은 1등급 9992매로, 가격으로 따지면 16억4868만원. 개별은행별로 1억원 남짓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소화해야 할 입장권이 1장에 16만5000원인 1등급이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파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경기가 대부분 지방에서 개최돼 우수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무상으로 나눠주는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가 받은 월드컵 경기 입장권은 부산, 대구, 인천 등 지방 9개 도시에 국한돼 있고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에 사는 고객에게 나눠줄 경우 ‘생색내기’란 비난을 들을 가능성도 있다”며 “지방 고객에게만 배포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경기가 지방에서 개최된다는 이유로 비용부담이 증가한 것에 대한 볼멘소리도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에서 각 은행에 표를 배정하면서 연합회 경비부담율과 경기진행 지역의 점포수를 고려했기 때문에 특정지역에서 경기가 많이 개최될수록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커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월드컵이 국가적 행사인만큼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은행연합회 역시 월드컵을 빙자한 관치(官治)에 은행들이 반발한 것을 사전에 감지한 듯 당초 배정물량 24억원을 16억원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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