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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銀 회장제 옥상옥(屋上屋)인가 실세(實勢)인가

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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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4-07 21:16

예우차원 ‘공통점’…은행마다 위상·역할 크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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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잇따라 회장제를 도입하면서 행내 영향력과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외이사나 행장이 겸직했던 이사회 의장을 ‘회장’이란 명칭으로 개명, 퇴임행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식의 회장제는 행내 지배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실세일수도 있다는 관측이 교차하고 있다.

최근에 회장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한 적이 있는 시중은행은 조흥, 외환, 국민, 한미 등 4개 은행이다.

조흥, 외환은행이 각각 위성복, 김경림 행장을 회장으로 추대했고 지난해 통합 국민은행이 김상훈 옛 국민은행장을 회장으로 선임했으며 한미은행 역시 하영구 행장 영입을 계기로 신동혁 전 행장을 이사회 회장으로 추대했었다.

조흥, 외한은행이 회장제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이전에는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고 지난 99년 이후에는 견제차원에서 사외이사인 안충영씨가 의장직을 역임했다가 이번 주총에서 물러났다. 외환은행도 지금껏 사외이사중 1명이 의장직을 맡아왔다.

회장제 도입은 전 행장에 대한 예우측면이 짙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신임 행장 선임으로 인한 당분간의 경영 누수를 최대한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은행 신 회장이 지난 1년간 이사회 회장 역할을 하면서 하 행장 취임 이후의 외부인사 영입과 내부조직간 갈등을 완화시키고 조직을 안정화시킨 것이 좋은 예다. 즉 신회장의 원숙함과 노련미가 한미은행의 현재 모습을 갖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 전 김행장의 회장직도 같은 시각이 많다. 임기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퇴임한 김 회장에 대한 예우인 동시에 은행장 공백에 대한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 회장의 경우는 신임 은행장이 선임되면 그 영향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금감원 인사가 외환은행장이 될 경우 노조 및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시킬 중간자 역할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영입된 행장이었다는 점도 은행을 장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조흥은행의 위회장의 경우는 다르다. 위회장은 현재 회장으로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지닐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빨 빠진 호랑이’는 아니란 얘기다. 위회장은 이사회소속 위원회인 이사회운영, 경영발전보상, 감사, 리스크정책위원회에 관여할 예정이다.

더욱이 위회장은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관련 직간접적으로 홍석주 행장의 경영전략 수립 및 집행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외풍차단, 대정부 접촉등을 통해 실무형 홍행장이 갖는 취약점을 보완하는 실질적인 역할분담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주회사 설립사무국장에 나동석씨를 선임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 국장은 위회장의 행장시절 홍보실장을 역임하며 위회장을 가장 잘 아는 직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조흥금융지주회사 설립시 위회장은 신한금융의 나응찬 회장과 같은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지주회사 설립사무국이 형식에 불과하며 홍행장 라인의 경영전략부가 지주회사 설립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서 위행장의 입김을 가볍게 보는 시각도 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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