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회사채 인수 실적의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벌계열 증권사들이 회사채 전체 발행 물량의 80%를 독차지하면서 나머지 증권사들은 20%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 수수료 인하 등 제살깍기식 경쟁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편 회사채 발행 물량도 점차 줄고 있어 증권사 관련부서는 수지타산 맞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화사채 인수 실적이 재벌계열사와 비재벌계열사간의 극심한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빈익빈 부익부 경향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8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 LG 현대 SK 등 계열기업군이 회사채 발행 물량을 계열사 증권사로 몰아주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증권사들은 설혹 회사채를 인수하더라도 이를 매수하는 투신사 등 기관들에게 수수료를 덤핑해 팔고 있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인수 공모시 재벌계열사 아닌 증권사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며 “올해 들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점차 늘리고는 있지만 증권사 수가 너무 많고 경쟁이 치열해 수수료가 급격히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회사채 인수는 100억 단위로 거래되며 수수료는 20bp이지만 증권사가 이를 운용하는 기관들에게 1bp에도 매각하는 등 수수료를 거의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처럼 증권사간 경쟁도 치열하지만 각 기업들이 설비투자 수요부진은 여전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줄고 있어 물량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이중의 고통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작년에 대부분 자금 확보를 많이 했고 아직 설비투자 등 자금 수요를 유발할 본격적인 움직임이 없어 회사채 발행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다”며 “따라서 이에 대한 방안으로 회사채 조달 비용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우량기업들은 자금 확보가 돼 있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 수요가 거의 없지만 정작 자금이 필요한 투기등급에 속하는 기업들은 회사채 인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어 회사채 발행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