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보사들의 투신사 불신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다름아닌 자산운용에 극히 보수적인 보험사들이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초단기로 운용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신사들의 자산 운용 능력에 낮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생보사 전체 운용 자산 중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삼성, 교보생명도 별도의 투신운용사 설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생명도 최근 자회사인 삼성투신운용에 보유자산 위탁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미덥지 못한 실정이다. 대규모의 삼성생명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투신사로 자리를 옮길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지적의 연장선상에 있다.
삼성생명이 12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는 삼성투신 운용에 과연 몇 명을 재배치 할지 알수 없지만 상당규모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생명의 자산 위탁이 前 삼성생명 자산운용 부문 부사장을 역임한 삼성투신 배호원 사장의 노하우를 높이 산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삼성생명 고위 관계자도 “자산운용 별도 회사 설립은 자회사와의 업무 중복 등 문제점이 많아 자산운용 위탁을 결정하게 됐다”면서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효율적인 자산운용은 세계적인 흐름인데다 장기자산에 대한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삼성생명이 결국 어떤식으로 든 별도 자회사 설립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교보투자신탁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교보생명도 자회사에 자산위탁 규모를 늘릴 계획이지만 별도 자회사 설립을 꾸준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의 자산 규모가 커 운용 자산의 보유기관과 투신사의 운용 듀레이션을 고려할 때 자산 일부 위탁 확대는 임기 응변이 될 수는 있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위탁 규모를 무작정 늘릴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자산운용사가 보험사 자회사 업종에 포함되는 안이 오는 3월부터 시행돼 법적인 제약도 없어 자회사 설립에 따른 구체적인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투자신탁의 전반적인 운용능력보다는 보험사 자산의 운용 능력에는 의문”이라며 “올해 안해 자회사 설립과 관련,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들 회사들의 별도 자회사 설립에는 걸림돌도 많다. 부동산의 경우 이미 교보와 함께 생보부동산투자회사를 두고 있고 해외직접투자는 외국 전문투자회사나 자회사인 삼성투자신탁과 법인등을 통해 충분히 운용의 묘를 살릴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의 경우에는 모집인의 의존비중이 높아 쉽사리 분사가 쉽지만은 않다. 결국 국내 주식, 채권 투자만 남게 돼지만 이번에 삼성생명은 삼성투자신탁의 위탁 확대라는 카드를 내놓은 상황이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