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로 국내보험사 선례 삼아야”
직판보험이 최초로 도입된 영국을 포함해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신판매채널의 태동이 있어 왔다. 이러한 유럽에서도 각국의 시장 상황에 따라 직판보험이 자리잡아가는 형태가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는 측면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대표적인 국가들의 최근 사례를 검토해 보는 것은 의의가 크다.
유럽의 직판보험 도입 현황을 간단히 요약하면 영국과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완전히 자리 잡은 가운데 프랑스 등 몇몇 국가만 인프라 정비를 끝내고 신판매채널 도입을 늘릴 추세다.
손보업계 전문가는 “최근 국내 보험사 신판매채널 도입이 일본을 앞질러 80년대 유럽의 상황과 비슷하다”며 “국내 보험사들은 충분히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호에서는 유럽의 사례를 소개한 뒤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자 한다.
■ 영국
다이렉트라인사가 영국의 자동차보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큰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영국 손해보험업계의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에서(개인용자동차보험 분야 70%)다이렉트 라인은 1995년, 업계 1위였던 Norwich Union을 제치고 업계 리딩 컴퍼니로 올라선다. 1985년에 은행자본에 의해 설립된 신설손보사가 설립10년만에 업계1위가 된 사실은 기존 업계에 큰 충격이었다.
이후 영국 직판보험회사 판도는 다이렉트라인, 선얼라이언스의 핵심비중 아래 18개 외국사(프랑스, 미국, 스웨덴, 일본 등)로 재편됐다.
이렇게 다수의 외국계 직판 보험회사가 영국에 진출한 이유는 자국에서의 영업망과는 달리 기존 대리점 조직과의 마찰 부재와 직판의 본고장인 영국에서의 노하우 축적에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우량계약자를 타깃으로 한 영업전략이 주류였으나 다수의 직판회사 진출에 따른 경쟁격화와 시장분할에 따라 최근에는 불량계약자들을 타깃으로 특화한 직판회사가 출현하게 된다.1993년에 설립된 어드미럴사(Admiral Insurance)는 다이렉트라인의 자매회사로 다이렉트라인의 경험과 언더라이팅 기술습득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사고자에 대한 운전기술 교육, 안전교육, 각종 경보장치 부착, 지정수리공장을 활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듬해에 설립된 프리빌리지사(Privilege Insurance)는 스포츠카, 고가차량, 4륜구동, 운전기능 장애자 등 리스크가 큰 계약자를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을 펼쳤다. 이러한 타깃 마케팅은 1996년 실적 6500만달러로 고위험 보험 분야 시장점유율 10% 달성이라는 실적을 낳게 했다.
■ 독일
사업비율이 타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15% 수준)으로 직판보험회사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불가능한 시장상황인 것이 특징이다. 1994년 규제완화 이후 스위스 Zurich, 프랑스 악사, 영국 선라이렉트(Sun Direct)등이 유럽 최대의 보험시장인 독일에 직판 방식으로 진출했다.여기서 주목할 만 것은 독일도 국내와 같이 장기간의 규제 강화에 따라 가계분야 모집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대리점 채널에 친숙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타국에 비해 텔레뱅킹의 낮은 보급율에서 알수 있듯이 다수의 사람들이 보험상품을 전화로 구매하는데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독일 소비자의 약 40%가 직판회사의 보상서비스에 불만을 가지고 있어, 직판보험회사의 가격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자동차보험분야 시장점유율 2위인 HUK-Coburg사와 같은 회사가 다수 존재 하고 있는 것이 독일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다.
■ 프랑스
프랑스는 1997년 기준으로 12개 직판사가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직판 보험회사의 특징은 모두 1990년 이후 설립된 신설사이며 외국계 보험사가 7개사로 과반수를 차지한 다는 것. 다만 프랑스 대형 종합 손보사의 직판 자회사가 전무하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프랑스는 영국과 같이 일찍 규제완화를 진행한데다 1987년 보험요율의 규제완화를 폐지해 법률상 전화통화에 의한 구두상의 약속만으로 보험계약 성립이 가능했다. 최근 국내에서 금감원이 전화 녹음을 통한 보험가입을 허용한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프랑스는 이러한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직판보험회사의 진출이 그다지 늘지 않았다.프랑스 가계보험 분야의 최대 종목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직판공제가 시장점유율의 38%를 점유하고 있고, 판공제의 사업비율이 22∼28% 수준으로 영국이나 독일의 직판 보험사와도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프랑스의 국민성이 일반적으로 혁신적인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e뱅킹을 필두로 하는 정보기기를 이용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저항감이 적은 것은 독일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