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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우리금융’…해법은 없나 (3)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9-16 20:44

우리금융 회장단 주업무는 ‘노조 달래기’

“노사관계 정립없이 답보상태 못 벗어나”

우리금융과 자회사 노조 협의체 구성해야


우리금융 회장단은 경남, 광주은행 본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회장단 회의가 일주일에 두번씩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는 마당에 지방으로의 출장이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아닌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우리금융이 업무통합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거부의사를 밝히며 집단행동에 들어가면 우리금융회장단이 직접 지방은행에 찾아가 노조를 설득하는 것이 회장단의 주요업무가 되었다.

회장단의 위상과 권위를 생각하면 지방은행 노조 문제는 지방은행장과 경영진이 알아서 처리해야 하겠지만 서울에 앉아서는 지방은행 노조를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엄격히 따지면 우리금융 회장단이 자회사 은행의 노조를 관리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다. 우리금융과 자회사 노조간에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노사관계가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우리금융이 정상적으로 지주회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금융의 회장단이 제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이 자회사 노조와 분명한 노사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지난 7월말 우리금융과 자회사 노조는 MOU체결을 계기로 경남, 광주은행의 은행장들도 지주회사 이사회 회의에 배석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우리금융과 자회사, 그리고 노조간의 3자 대표가 참석하는 정기모임도 운영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정기모임은 법적인 구속력은 갖는 공식적인 노사협의체는 아니지만 향후 주요 쟁점 사항을 정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노동부가 법률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자회사와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성립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어서 법적으로는 노사관계를 구성할 수 없다. 노동부는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의뢰한 법률해석에 대한 공식 답변을 통해 “채용, 이동, 승진, 복지후생과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에 대해 4개 자회사 은행이 독립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빛은행 노조가 법무법인에게 의뢰했던 ‘사용자의 지위 여부’ ‘단체교섭에 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자회사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이 있으므로 근로관계에 있어서의 사용자로 봐야 한다”며 노동부와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노조와 공식 채널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자회사의 노조 활동은 90% 이상이 자회사 자체의 문제지만 연말부터 본격적인 기능재편 작업이 진행될 때를 대비해 노조와 공식적인 채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회사 노조들도 우리금융과 공식적인 형태의 노사관계를 수립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우리금융이 기능재편 작업을 진행하면 모든 인력과 시스템이 한빛은행 중심으로 재편될 것인데 이때 한빛은행 노조가 지방은행 노조와 공조를 맞춘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최악의 경우 노조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어떠한 형식으로든 지주회사가 나서서 공동의 노사결정협의체를 구성하든지, 아니면 자회사 경영진에게 최대한의 경영권을 부여해 노조와의 갈등과 마찰을 자회사 내부에서 처리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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