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제2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은 이씨는 소감을 묻자 “신은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을 준다”며 “교통사고를 당한 후 겪었던 어려움은 제가 불우한 이웃들에게 밀알이 될 수 있는 과정이었던 같다”고 밝혔다.
이씨의 불행은 지난 86년 6월 고등학교 2학년때 갑자기 찾아 왔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생이던 이씨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것. 꼬박 한달을 넘어서야 의식을 회복한 이씨는 자신이 2급 장애자 판정을 받고 왼쪽 손과 발을 못쓴다는 것을 알았을 때 눈 앞이 캄캄했다고 당시의 기억을 힘들게 말했다.
그 후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한 채 재활의 고통을 이겨낸 이씨는 비로소 10년 만에 자신의 힘으로 설 수 가 있었다.
“완전치는 않지만 내 발로 땅을 밟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기뻤으며 항상 내 곁을 떠나지 않으신 어머님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죠. 나를 위해 어머니께서 희생하신 만큼 이웃을 위해 살겠다고요”
96년 8월부터 동양화재 보험설계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씨는 매주 화, 금요일은 회사에 나가지 않는다. 그가 직업의식이 약하다고 타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화, 금요일 만큼은 그에게 정말 소중한 날이다. 이밖에 맹인복지회 봉사활동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 맹인, 지체장애인들을 혼신의 힘을 다해 돕고 있다.
일주일에 두번 본업에서 잠깐 외도하고 있지만 이씨는 동양화재 청주중앙영업소에서 베테랑 설계사에 속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3년 전부터 10명의 설계사를 이끄는 영업소내 팀장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재 미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팔순이 넘으신 외할머니, 조카, 친구 아들까지 돌보며 청주에서 소박하게 살고 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