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수난시대가 오고 있다.
증시침체로 인해 일부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구조조정 대상 1호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애널리스트들의 잘못된 실적전망과 잦은 투자변경이 잇따르면서 이들의 기업분석보고서의 공정성 여부와 자질론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 같은 시장상황을 감지한 당국도 애널리스트에 대한 자격증 제한 등 특별 규제방안 마련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27일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가장 먼저 리서치센터와 애널리스트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상태”라며 “국내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구조조정 대상 1호로 지목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최근같이 자질론이 거론되면서 뿌리채 흔들리는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체 리서치센터를 보유한 S, D증권은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연봉삭감과 인원감축을 추진중이다. 또한 성실성과 분석자료의 정확성을 바탕으로 징계조치를 취하는 증권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 투자지표 마련이라는 막대한 임무(?)를 수행해오던 애널리스트들이 이처럼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은 증권사 내부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최근 잘못된 실적전망과 잦은 투자변경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애널리스트-소속회사-분석 대상업체 등의 역학관계에서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미국 일본등에서는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공정성 여부조사와 의회 청문회, 소송 등이 잇따르고 있다”며 “시장 볼륨이 커지고 변화도 다양해지면서 애널들의 분석자료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만큼 정확성과 책임감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이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과열된 투자심리와 분석기업들의 불성실함이 공정하고 정확한 기업분석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담당업체에 대한 매도의견을 냈다가 주주와 투자자들로부터 협박을 당한 경우도 있다”며 “공정하고 정확한 기업분석이 사명이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소신있는 행동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애널리스트에 대한 자질론과 불법성 여부가 도마위에 오르면서 이들에 대한 새로운 업무강령을 제정, 규제를 강화해 가고 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