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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신용카드 개선안 의미와 전망

박정룡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6-18 10:51

전업계 카드사 경영악화 ‘불보듯’

대출한도 축소등 영업제한...최대 피해자

은행 카드자회사 설립 길열려 약진 기대

금융감독원의 신용카드업 개선방안 발표와 관련 금융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개선방안에는 신용카드업 허가기준을 정비한 후 신규진입을 허용하겠다는 내용과 현금대출 위주의 영업행태 개선, 소비자보호 강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유도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각 내용별로 이해관계에 따라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감원의 개선방안과 관련 최대의 피해자는 전업계 카드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경우 신용카드업 허가기준상 신용카드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등 일부 혜택이 있지만 기존카드사들의 경우 영업제한을 받는데다 소비자피해책임을 상당부분 업체에 떠넘겨 운신의 폭도 크게 줄어드는 등 불리한 내용들 뿐이다.

따라서 금감원의 이번 개선내용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은행들은 카드업에서 약진하는데 반해 전업계카드사는 위축되는등 신용카드 업계에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용카드업 신규진출 허용=금감원은 금융기관이나 일반기업이 일정요건을 갖추면 신용카드업 인가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사실상 이번 조치로 대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더 높아졌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일반 기업이 카드업 인가를 받으려면 금융거래 고객 15만명 이상, 전산설비 및 점포 30개이상을 확보해야 하고 법정자본금 포함 800억원이상의 자기자본을 확보해야 하고, 부채비율이 180%를 초과해도 안되며, 부실금융기관을 경영한 전과가 없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과 관련 그동안 카드업 진출을 추진해온 롯데, SK, 현대 어느 곳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측면에서 이번 조치는 일반기업의 카드업 진출을 사실상 봉쇄하는 조치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즉 현대의 경우 현대생명 부실화에 대한 책임문제로, SK는 공정거래법상 출자제한 문제로, 롯데는 할부금융이 있기는 하지만 소매금융을 영위하기 위한 적정한 금융기관을 소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제약요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금감원의 신용카드업 신규진출 허용은 우리금융지주회사등 금융기관의 자회사 설립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용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은행의 경우 구조조정차원에서 신용카드 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내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일부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카드영업제한 및 소비자보호 강화=카드전업사들은 이번 영업제한 조치로 최대 피해자가 됐다. 수수료 인하에다 회원모집제한과 일반 신용판매와 자금대출 규모를 절반씩 운용토록 함에 따라 수지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카드사의 경우 전체 수익의 70%를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등에서 올렸는데 자금대출을 제한하면 수익원이 급격하게 줄 수 밖에 없다. 이런데다 수수료도 지속적으로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어 카드사들의 좋은 시절도 사실상 끝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앞으로는 카드회원 가입권유나 접수는 영업점이나 가맹점외에는 일절 금지됨에 따라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업망이 적은 전업계카드사의 경우 회원모집 영업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소비자보호 강화차원에서 소비자피해책임을 대부분 업체에 떠넘김으로써 카드사들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게 됐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에서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대출한도를 제한함에 따라 다중채무자 양산 및 私금융이 더욱 활개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정부가 유예기간을 두겠다고는 했지만 그동안 회원들에게 나갔던 현금서비스나 카드론등 대출한도를 순차적으로 줄여야만 하는데 한도를 줄이기가 결코 쉽지 않아 결국은 연체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고 카드사의 돈을 갚기 위해 카드회원들이 私금융을 이용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카드업계는 정부가 이번 조치는 시장원리를 무시한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의 조치로 카드업계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전업계 카드사에 은행들이 자회사 설립을 통해 도전장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씨카드 회원은행들도 분리작업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돼 카드업계를 둘러싼 재편바람은 더욱 거세지게 됐다.



박정룡 기자 jrpar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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