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제휴카드 발급과 관련 카드사 및 은행들에게 제안서를 통해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세워 카드사 및 은행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SK의 경우 제휴카드를 발급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대상이지만 제안서에서 요구한 수준을 수용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어느 한 카드사나 은행에 제휴 독점권을 주는 것도 아니고 제안서 조건을 보고 2~3개사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카드사나 은행입장으로서는 먹을 것도 없이 부담만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카드사나 은행은 최근 제안서를 다 제출해놓고 어느 곳이 어떤 조건으로 선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SK는 제휴카드 발급과 관련 국민, 비씨, 외환, 삼성, LG카드와 신한, 주택, 하나은행 등 8개 기관 앞으로 제안서를 발송했다.
이 제안서에는 회원모집수수료를 얼마나 줄것인지, 별도 인센티브로 무엇을 주는지 포인트는 얼마나 주고,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특별서비스는 무엇인지를 자세히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카드사 및 은행들이 내놓는 조건을 보고 제휴업체를 선정하겠다는 의도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 및 은행들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SK가 가지고 있는 회원 및 인프라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각각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반 기업체와 제휴하면서 카드사가 회원모집 수수료를 제공한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 카드사의 지적이다. 즉 기존에 항공사 및 자동차사 등과 제휴시에도 회원모집수수료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다만 최근 인터넷 업체의 경우 특성을 고려해 회원모집을 해오면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 및 은행들은 SK가 제안서상에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역마진이 나는 불가피한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 및 은행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검토해 4월말까지 제휴업체를 선정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카드사 및 은행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한편 카드업계의 관계자는 “SK가 요구하는 조건이 카드사 및 은행들에게는 무리수가 있지만 SK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감안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각 카드사들이 최대한 SK의 구미에 맞는 조건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2~3개사가 선정될 경우에는 카드사는 먹을 것도 없이 영업비 부담만 가중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박정룡 기자 jr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