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전자 쓰러져도 영업이익으로 감당”
하나은행이 3월말부터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업 IR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들어 특별한 악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회복되지 못하고 게걸음을 보임에 따라 적극적인 IR활동으로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산클린화 작업과 대기업 여신의 축소 정책을 IR의 핵심 내용으로 선정했다. 먼저 외국의 대형 투자자에게는 은행의 건전성과 대기업 여신 비중을 크게 줄여 리스크를 분산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현대그룹과 주요 부동산신탁회사에 대한 충당금을 크게 높였고 추가로 부담할 수도 있는 추가 충당금 적립부분은 은행의 영업이익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20일 국내 주요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IR을 시작으로 3월말에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주요 투자기관 30여곳을 방문했다. 4월17일부터 19일까지는 투신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1분기 경영실적 관련 IR을 개최했다. 23부터 25일까지는 영국 런던에서 10여곳의 주요 투자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들어 하나은행이 IR에 주력하는 것은 지난해와 같은 악성루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계속해서 5000원대 초반에서 머물면서 한미은행에 비해서도 800~1000원정도 떨어지는 등 은행 안팎에서는 하나은행에 숨겨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순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 받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IR을 통해 해외 투자가들이 가지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은행 내부의 분위기 쇄신도 도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결산 결과 지난해말은 물론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영업력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1분기에 1875억원의 충당금적립전 이익과 7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동기의 722억원, 360억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이렇게 실적이 개선된 것은 순이자 수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386억원 증가했고 수수료 수익도 100억원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향후 수익성 신장 가능성은 주요 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을 높이는데 있다고 판단, 기업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을 높이고 있다.
1분기 동안 811억원의 충당금을 신규로 적립해 고려산업개발과 한국부동산신탁의 경우 100%를, 코레트신탁에 대해서는 90% 수준까지 충당금을 적립함으로써 주요 부동산신탁회사에 대한 클린화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35%에서 50%로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올렸고 현대전자에 대해서는 5%에서 20%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였다. 만약의 경우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 각각 80%와 50%까지 상향시키더라도 은행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경영상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
한편 하나은행은 대출자산의 재구성도 강력 추진중이다. 지난 98년말 60%에 달하던 대기업 여신 비중을 2000년말에는 46%까지 축소했고 올해 1분기말 현재는 44%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가계여신의 비중은 98년 각각 27%, 13%에서 올 1분기 현재 각각 31%, 25%로 높아져 미래 위험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