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보험, 농협공제 등 유사보험이 민영생보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체국보험은 99년의 4조8155억원에 비해 81.3%의 고성장률을 기록하며 8조7287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거두었다. 농협공제도 7조195억원의 공제료 수입을 기록, 4조4819억원이었던 99년에 비해 56.6%의 급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생보업계의 경우 수입보험료가 전년동기 대비 1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이와 같은 추세로 간다면 유사보험의 민영생보시장 잠식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유사보험이 민영보험에 비해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우체국보험의 경우 정부의 지급보증을 무기로 민영보험에 비해 예정이율이 1% 포인트 상회하는 저축성보험을 집중 판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공제도 고액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데다 공격적인 사업확장 캠페인을 벌인 것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영보험사들의 경우 사업비 절감을 위해 설계사 조직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우체국보험은 지난해 대대적인 증원 캠페인을 실시, 보험관리사를 전년보다 32.1% 늘어난 4803명으로 대폭 늘린 것도 급성장의 배경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우체국보험의 급신장 이면에는 정부의 100% 지급보증과 세제혜택 등 국영보험으로서의 각종 특혜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이와 같은 불공정 경쟁체제 하에서의 양적 팽창은 국내 보험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양우 기자 s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