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증권사가 메릴린치와 살로먼스미스바니(SSB)에 전략적 제휴를 추진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외국계 증권사와 제휴를 시도한 곳은 대우 삼성 미래에셋증권 등 3개社다. 동양증권도 이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 영업전략에 관한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제휴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제의가 거부된 원인은 메릴린치, SSB 등이 독특한 자산배분전략 모델을 외부에 유출시킬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년 가까운 랩어카운트 서비스 준비작업을 진행해온 9개 증권사 가운데 대우 삼성 미래에셋증권 등 3개사가 올 초까지 메릴린치와 SSB에 제휴를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와 SSB는 97년 기준 미국 랩 시장에서 17%, 63%를 각각 점유하고 있는 종합자산관리 영업에서 선도 증권사다.
메릴린치와 SSB는 그러나 국내 소매금융 시장에 직접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직접 뮤추얼펀드, 랩어카운트 등을 국내에서 판매하게 되면 국내 증권사와 경쟁이 불가피하므로 자신들의 자산배분전략이 유출되는 것을 꺼려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전략적 제휴 시도 불발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증권사 인수설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대우 삼성 미래에셋 등이 메릴린치 살로먼스미스바니 등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단순히 랩어카운트와 관련 전략적 제휴를 위한 실무 접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시중에서는 살로먼스미스바니가 대우증권을, 메릴린치가 동양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루머가 강하게 유포된 바 있다.
또 이 같은 시도가 최종적으로 결렬된 것으로 드러나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증권사 인수설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대우증권은 이번주부터 메릴린치의 뮤추얼펀드 ‘머큐리’를 판매할 예정이고, 삼성증권은 자사주(삼성투신증권과의 합병과정에서 반대주주의 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해 취득하게 된 주식)를 해외에 매각하는 중이어서 루머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 또한 종합자산관리 증권사로 거듭나기 위해 골드만삭스 등 해외 금융기관과 접촉하고 있어 당분간 증권가는 해외 매각설로 곤욕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