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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행경영진, 합병반대 무마用 ‘空수표’ 남발

박종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2-20 22:00

자리보장.최고 명퇴금 약속

합병에 반대하는 노조 및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 경영진이 현실적으로 이행되기도 어렵고, 또 실행에 옮겨질 경우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크게 떨어뜨리는 내용의 ‘空수표’를 남발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는 것은 물론 역효과를 낳고 있다. <관련기사 2~3면>

21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연일 합병 압력을 받고 있는 국민은행 경영진은 지난 19일 발표한 ‘합병관련 설명자료’에서 주택은행과 자발적으로 합병할 경우 강제적 인력감축이 없는 것은 물론 보험 증권등 이업종 진출을 허용받고 공적 자금 투입은행들과 달리 명예퇴직금 지급에 있어서도 정부 가이드라인이 배제돼 최고 수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합병후 직원들의 보직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고객 전담점포 100개를 신규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경영진은 이같은 내용의 약속을 정부로부터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은행 경영진은 주택은행에 비해 자본금 총자산 시가총액 등에서 앞서기 때문에 합병의 주도권을 잡는 것은 당연하며 인력 구조조정시에는 두 은행의 정규직원을 같은 비율로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금융당국으로부터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에 들어가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외환은행 경영진도 노조 및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최근 본점 부서장 회의, 지역 모점장 회의 등을 통해 지주회사에 편입되면 외환은행이 주도권을 잡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사전에 한빛은행 등 부실은행의 인력을 과감하게 줄이며, 통합 은행의 경영진도 외환은행 중심으로 짜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합병을 유도하기 위한 금융당국과 은행 경영진의 ‘약속’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적지않은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다. 주택은행의 경우 그동안 합병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국민은행이 주도권을 쥐면 흡수합병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20일에는 본점 차장들까지 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빛은행의 경우에도 그동안 노조가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취했으나 정부 지주회사가 외환은행 중심으로 운영되고 이를 위해 한빛은행 직원들에 대한 추가 인력감축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경으로 선회, 합병반대 총파업 투쟁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한편 금융전문가들은 부실은행은 물론 우량은행 역시 합병의 시너지 효과는 인력감축, 점포 축소, 계열사 정비 등에서 찾아지는 데 국민-주택은행이 합병후 인력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점포와 자회사를 늘리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과거 금융당국이 상업-한일은행의 합병을 유도하기 위해 은행 경영진에게 합병후 자리 보장, 국내 최고 은행으로의 발전을 위한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하나도 지켜진 게 없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종면 기자 m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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