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주주 이해득실 따지며 협조안해
문책 운운하며 연일 팔을 비트는 금융당국,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며 장시간 감금까지 하는 터프한 노조, 여기에다 자신들의 이해득실 계산에 여념이 없는 외국인 대주주 사이에서 은행장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은행장들이 불쌍하다는 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또 은행산업의 중심 축인 은행 최고경영자들의 신세가 이래서야 은행산업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자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상훈 국민은행장은 평소 말이 적을 뿐만 아니라 무리를 하지 않는 성격이다. 또 자기 PR에는 매우 인색한 사람이다. 그래서 국민은행 노조간부들 조차 김행장을 신뢰한다.
이런 김상훈행장이 지금 코너에 몰려있다. 지난 13일밤 40시간 가까이 은행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감금된 상태에서 노조원이 몸에 신너를 뿌리는 등 자칫 불상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합병논의를 일시 중단하고 직원들의 의사를 종합해 투명하게 합병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노조에 각서를 써 준게 화근이 됐다.
김상훈행장의 약속을 믿고 국민은행 노조는 농성을 풀었고 더욱이 분신까지 우려되던 상황을 피할 수 있었지만 정부당국과 일부 언론은 소신없는 은행장, 조직 장악력이 없는 은행장이라며 몰아치고 있다.
일부 당국자들은 공공연하게 김행장 문책설까지 흘렸다. 금융당국자들은 금감원 부원장 출신으로 ‘자기들 편’이 돼야 할 김행장이 노조에 밀려 소신을 굽힌 것에 대해 화난 표정이다.
다행이 김행장 문책설은 예상되는 은행 노조의 반발과 현실적으로 김행장 문책이 은행 구조조정에 도움될 게 없다는 당국의 판단에 따라 곧바로 없던 일이 돼 버렸지만 김행장 개인은 물론 갈 길이 먼 국민은행에도 부담을 준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김정태닫기
김정태기사 모아보기 주택은행장은 IMF 위기가 배출한 스타중의 스타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리고 2차 금융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는 지금까지 거물급 스타답게 자신의 이미지를 비교적 잘 관리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정태 행장은 이번 국민은행과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도 평소 국민은행과의 합병은 시너지가 없다는 주장을 하루 아침에 뒤집어 소매금융 특화은행끼리 합병하는 게 성공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정태 행장은 금융전문가들 조차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인력감축과 관련, 국민은행과 합병해도 무리한 인원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등 노조까지 잘 요리하고 있다. 덕분에 일부 언론에서는 성급하게 그를 합병은행 행장감이라며 추켜 세우고 있다.
그러나 김행장도 최근엔 몹시 지친 모습이다. 지난 15일 전경련 주최 최고 경영자 세미나에 참석, 강연하던 도중 김행장은 구토까지 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들은 “겉으로는 강단을 보이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본인의 소신을 뒤집어 말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편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국민-주택은행 합병 선언에 앞서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던 외환은행과 한빛은행의 지주회사식 결합이 코메르츠방크의 입장 표명 유보로 예측이 어렵게 되면서 김경림 외환은행장도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다.
금감위는 그동안 외환은행이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에 들어온다면 주도권을 외환은행에 넘겨주는 것은 물론 지주회사의 경영진 구성도 외환은행 중심으로 할 수 있다며 김행장을 설득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1조원의 익스포저를 갖고 있는 코메르츠가 한국의 금융노조 동향 등을 내세워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이번에 합류하지 않으면 한빛은행 중심으로 지주회사를 짜는 것은 물론 자칫 외환은행의 경영이 어렵게 돼 P&A될 수도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일부 금감위 관계자들은 “BOK 출신들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김행장은 평소 성격이 소탈해 그때 그때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지만 요즘와서 술자리가 잦아지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2차 구조조정은 한미-하나은행 합병에서 시작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칼라일이 계산을 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고 신동혁행장의 고뇌도 그만큼 깊어지는 분위기다. 신행장은 외자 유치를 하면서 금감위와 약속한 바도 있어 칼라일을 설득하기 위해 무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이라도 결론이 빨리 나면 달리 대안이 없는 칼라일이 마음을 굳힐 수 있겠지만 이것도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렵다. 은행 관계자들은 신행장이 최근 들어 그동안 하지않았던 담배까지 찾는다고 말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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