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열쇠를 쥐고 있는 기관투자가들도 아직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많게는 1~2%, 적게는 0.1~0.4%의 주식을 개별 기관이 갖고 있어 줄잡아 총 20~30%를 투자목적으로 기관이 보유했기 때문에 합병여부가 펀드운용사들의 찬반 결정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는 해석이다.
23일 펀드운용사 한 관계자는 “삼성측의 부탁이 들어와 고심한 끝에 합병에 찬성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털어놔 주총이 다가오면서 삼성증권이 몸이 부쩍 달아올라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증권은 합병반대주주의 매수청구권 행사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 합병작업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매수청구 가격이 2만2130원, 주말종가가 2만750원이므로 합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주당 1380원(6.7%)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펀드 수익률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운용사들은 이 때문에 아직까지 최종 포지션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마이다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합병에 찬성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결론짓지 못했지만 펀드는 수익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수청구 가격보다 주가가 낮다면 당연히 합병에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금까지 찬반에 관한 의사를 표시한 펀드는 마이다스스페셜자산배분형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 신영투자신탁 등이다. 마이다스와 미래에셋은 찬성의견을 냈고 신영투자신탁은 반대의견을 제시했지만 이같은 의견은 주총 날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삼성측에서도 향후 진로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너지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무엇보다 합병의 반대주주가 얼마나 될 지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말은 합병반대 주주의 매수청구권 행사가 줄을 잇는다면 합병작업은 철회할 수 있다는 뜻으로 증권가는 받아들이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