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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그동안 예산문제와 증권사의 시스템 안전 운영에 대한 지난친 자부심으로 반대해왔던 감독당국의 원격지 백업센터 설립 지도요청을 어떤 형태로든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됐다.
2일 금감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에 일어난 동원증권 전산사고로 인해 증권사들이 원격지 백업센터 설립에 대한 자체 회의를 진행하는 등 전산사고 예방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금감원이 이번 사고로 인해 원격지 백업센터에 대한 권고사항과 감사를 다시 준비하고 있어 증권업계 원격지 백업센터 구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전산실무자들은 동원증권 전산사고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당황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고는 전반적인 건물관리가 미흡했던 부분은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전산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산실무자들은 동원증권과 같은 전산사고가 일어날 경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증권사는 아무데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증권사들의 원격지 백업센터가 쉽게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원격지 백업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해 이제껏 증권사들이 감독당국의 원격지 백업센터 지도요청을 반대했던 것이다.
미래에셋 김병윤 이사는 “증시상태가 안좋아 증권사들의 수익도 떨어지고 있는 지금같은 상태론 원격지 백업센터를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개별 증권사 나름대로 백업용 디스크를 늘리고 분산시켜 놓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당국도 원격지 백업센터 구축에 대해서는 증권사와 같은 입장이다. 다만 금감원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증권사의 백업상태에 대해 지도 감사를 철저히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정보기술검사국 이만식 국장은 “이번 사고를 빌미로 증권사들에게 원격지 백언센터 구축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며 “증권사의 데이터 백업과 분산에 대한 좀더 강도 높은 지도 감사를 실시할 것을 검토중이다”고 밝혔다.또 그는 “다만 향후 증권사들도 은행과 같이 원격지 백업센터를 준비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해 완벽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백업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상연 기자 sy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