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에서는 미국계 뉴브리지 캐피털의 51% 지분 인수 이후 제일은행 문제만 나오면 기가 죽어버리는 우리 금융당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독일계 은행이 대주주인 외환은행과 미국계인 제일은행과의 노골적 차별대우에 따른 국제금융사회에서의 마찰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코메르츠방크가 외환은행 추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감자까지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있다.
7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국회 공전으로 예보채를 발행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예보는 오는 14일로 시한이 잡혀있는 제일은행 풋백옵션 정산 자금 3조여원을 제때 주기 위해 국민 하나 신한 한미 외환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의 차입을 추진중이다.
예보는 국민은행으로부터 지난달 1조원의 크레딧 라인을 확보한데 이어 추가로 5000억원을 차입한다. 대출기간은 6개월이며 금리는 8.3%로 매우 높다.
예보는 이밖에 하나은행으로부터도 1조원을 빌리며 한미 신한은행과 각 2000억~4000억원의 차입을 추진중이다.
예보는 외환은행과 2000억원의 차입을 협의하면서 코메르츠방크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츠방크 측은 네차례에 걸쳐 7848억원을 투입한 자신들에 대해 추가 증자를 요구하고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감자도 불사하겠다는 한국정부가 5000억원에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에 대해서는 부실여신에 대해 2년간 풋백옵션 조건을 달아주고 정산시한을 지키기 위해 시중은행들로부터 차입까지 하는 것은 해도 너무 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예보에 자금은 지원하되 다른 용도로 써도록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전문가들은 우리 금융당국의 이같은 국내은행 및 非미국계 은행에 대한 노골적 차별 대우에 대해 “미국중심의 세계 경제 재편 등을 감안할 때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봐선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