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그동안 무성했던 우량은행간 합병설 중에서는 한미-하나은행의 합병 성사 가능성이 제일 높다. 그러나 두 은행도 IT 분야 등에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만 합병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커 당장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 신동혁행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합병과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고 최근 어느 은행으로부터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신행장은 다만 “연말까지는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한미은행과 체결한 전략적 제휴를 합병을 위한 전단계라고 밝히는 등 합병에 열의를 보이고 있지만 한미은행이 합병에서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JP모건과 칼라일로부터 4559억원을 유치하는 데 오히려 더 주력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김종렬 상무는 “현재로서는 합병보다 한미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를 매듭짓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올들어 지주회사로의 발전 방향을 결정하고 지주회사법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는 등 독자생존 방침에 흔들림이 없다.
그동안 합병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주택은행조차 내부적인 문제 때문에 적어도 9월에는 합병을 시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택은행은 나스닥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어 중대한 경영상의 변화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김정태닫기

국민은행도 그동안 우량은행과 합병을 위해 몇몇 은행에 제의를 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김상훈행장은 경영협의회에서 “합병과 관련해 아직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앞으로 진전이 있으면 임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해 이근영 금감위장의 9월중 우량은행 합병설을 무색케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위원장의 평소 스타일로 봤을 때 바람을 잡기 위해 우량은행간 조기 합병 가능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어떤 실체를 갖고 말한 것으로 봐야 겠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