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코메르츠방크는 이달초 외환은행 대주주인 우리정부와 자신들이 공동으로 5000억~6000억원을 증자하고 부실채권 정리를 추진키로 의향을 밝혔던 것과 달리 최근 입장을 바꿔 자신들은 더 이상 증자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통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츠방크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15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제일은행에 비해서는 물론 한빛 조흥은행과 비교해서도 외환은행에 대한 우리 정부 지원이 크게 부족했고 지분참여후 배당도 제대로 받지못한 사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외환은행에 대해 코메르츠방크는 98년 7월 2억7300만 달러의 신규출자를 포함, 4차례에 걸쳐 7848억원을 투입했지만 우리정부는 IMF 위기 이후 99년 4월 수출입은행을 통해 2500억원을 출자하는 데 그쳤다.
코메르츠방크는 여기에다 현재의 외환은행 부실이나 경영악화가 자신들이 외환은행에 지분참여를 한 이후 생긴 게 아니고 그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자신들은 책임이 없기 때문에 추가로 출자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츠방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우리 정부측은 코메르츠방크의 주장에 일리가 있지만 정부 단독으로 증자에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코메르츠방크가 증자에 참여한다면 기존 주주인 한은이나 수출입은행을 통해 외환은행 증자를 도울 생각이지만 정부 단독으로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외환은행은 코메르츠방크가 증자 참여에 난색을 표명함에 따라 경영진이 적극 나서 코메르츠측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관계자들은 “증자 참여는 물론 부실여신 정리 등에서 코메르츠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하고 “경영정상화 계획 제출 시한인 9월말까지는 정부와 코메르츠가 만족할 만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