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은 예금과 대출을 기본축으로 보험, 증권, 부동산 등 금융전반에 걸쳐 위탁판매, 신용카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뱅크를 설계하고 있다. 주요 타깃 고객은 30~40대 직장인으로 정했다. 인터넷뱅크를 준비하는 여타 업체들이 주로 자산관리 서비스에 주력할 방침인데 특이하게도 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은 예금과 대출이라는 은행 기본 업무에 충실한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예대마진을 1%정도로 정해 고객을 유치한 후 수익성과 편의성을 갖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세이긴 하지만 일단 기본 예금상품에 기반한 서비스와 예치금 운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이 보험과 증권업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살리면 향후 위탁판매나 자산관리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상에서 존재하는 인터넷뱅크라도 오프라인 기반이 있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감안할 때 오프라인상에 든든한 기반이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의 고민은 은행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어음 수표와 환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은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의 인터넷뱅크를 합작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한편 외국 인터넷뱅크의 인력을 스카우트할 방침이다.
어차피 인터넷뱅크로 갈 바에야 기존 오프라인 은행들의 인력보다는 외국 인터넷뱅크의 인력을 들여오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모자란 IT인력은 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의 정보시스템부에서 지원받을 계획이다. 인터넷뱅크의 솔루션 역시 외국 인터넷뱅크의 시스템을 구축해본 경험이 많은 업체의 코어뱅킹 솔루션을 들여올 방침이다.
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은 연내에 인터넷뱅크 설립에 관한 시행령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맞춰 IT업체들과 기술적인 면을 검토하고 완벽한 보안시스템을 갖추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인터넷뱅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해상과 대우증권은 인터넷뱅크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조직과의 충돌을 피해 사이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장기적으로는 결제 여신 예금 등 은행이 갖고 있는 핵심 금융업무를 갖춰 종합 금융사로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납입자본금은 약 250억 정도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IT비용과 금결원 분납금 등을 합치면 시장 진입비로 400~500억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사업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kftime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