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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사 허용은 받았지만…

이양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7-03 09:24

교보생명 은행업 진출 `속도조절`

금융지주회사법제정을 계기로 교보생명의 은행업진출시기와 방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정부의 금융지주회사제도입의 직접적인 목적은 은행권 구조조정의 수단으로서의 측면이 강하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을 하나의 지주회사 밑에 묶어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는 본래 도입취지가 대형화 겸업화를 통한 금융기관의 경쟁력제고에 있고, 이번 정부의 지주회사 허용도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양수겸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 거론되던 금융전업가를 다시 인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주회사 도입과 관련 전금융권을 망라해 가장 주목받는 곳이자 최고의 수혜대상은 교보생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보생명이 금융지주회사 도입과 관련 주목받는 이유는 기회있을 때 마다 은행업진출의사를 밝혀왔고 객관적으로도 금융전업그룹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이번 기회를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호기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30대계열기업이 갖는 제약요인 때문에 은행업진출이 용이치 않은 상태에서 먼저 은행업에 진출함으로써 업종내 경쟁구도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금감원등 정부당국도 교보의 삼성에 대한 경쟁적 위치확보를 바라는 눈치이다.

교보생명의 지주회사제 활용의 포인트는 역시 은행업진출. 그리고 이에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교보생명이 가장 희망하는 방법은 은행업인가를 받아 새로운 은행을 신설하는 것. 부실부담없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중인 현상황이어서 정부가 수용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그 다음은 비용부담이 적은 인터넷뱅킹에 먼저 진출하는 방식의 과도기를 선택, 기회를 선점하는 방안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 스스로가 이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만들기 쉽다는 잇점은 있지만 기존은행(off line)을 갖춘 상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게 인터넷 뱅킹이라는 판단이어서 쉽게 선택할 것같지 않다.

두번째로 가능한 방안은 기존은행중 한 곳을 인수하는 것. 하지만 역시 부정적이다.

현재 은행들의 부실화정도등을 고려할 때 자칫 은행업진출에 따른 어슈어뱅킹등의 시너지효과보다는 본체인 생명보험을 동반부실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 대한증권을 고가로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했다가 초기에 고전했던 전례도 기존은행인수에 대한 부정적 판단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기존은행을 인수한다면 그 대상으로 가장 유력한 곳은 서울은행. 그러나 공적자금투입규모등에서 제일은행정도의 인수조건이라면 몰라도 그게아니라면 인수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실제로 과거 한때 은행업진출에 대한 장기포석으로 대주주로 나섰던 하나은행의 지분을 모두 팔아 치웠다. 물론 국민은행에 흡수합병된 장기신용은행의 지분도 매각한지 오래이다. 그렇다면 교보의 은행업진출은 제도적으로는 무르익었지만 현실적여건을 감안하면 오히려 먼거리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이같은 현실적 여건을 고려, 일단은 은행업진출을 서두르지 않고 관망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을 때까지는 본체인 생명보험의 건실도를 제고하는데 치중한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목해야할 것은 현재 공기업화돼 있는 대한생명을 일정시점에 이르러 흡수합병함으로써 본체를 초대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상당한 매력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질적인 문화등으로 그 실현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대형화를 추구하는 세계적흐름과 생보시장에서의 삼성생명의 독점적 지위에 따른 견제구도형성의 필요성등으로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주목된다.

이런 관망속에서 한편으로 교보생명은 은행업진출시기가 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판단도 함께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주회사를 통한 통폐합등 은행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맞춰 ‘클린뱅크’를 설립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 경우 정부가 은행업 인가를 안해 줄 명분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재로서는 이 구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히 외국은행과 합작으로 은행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에 대한 부담도 덜고 선진기법도 활용하면서, 부실화될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에서다. 따라서 이같은 정황을 종합할 때 교보생명의 은행업 진출방침은 확고하지만 그 시기와 방법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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