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더불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금융IT 업체들의 기술력과는 상반된 투자문화로 업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창투사들이 금융IT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금융시장의 보수적인 성격 때문이다. 국내 금융IT업체들의 기술력이 아직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도 검증된 사실이 없어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 따라서 창투사들이 시장진입이 어려워 성장가능성이 전무한 업체들에게 투자금을 조성해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례로 KTB와 같은 대형 벤처캐피털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창투사들의 금융IT 투자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기술투자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보수적인 성격이 바뀌지 않는 한 금융IT 업체들이 투자를 받기란 힘들 것”이라며 “이는 국내 기술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역반응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SI업체들이 신기술을 가진 금융IT업체들을 독식하는 것도 창투사들의 금융IT투자를 저해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대형SI업체들은 신생 금융IT업체의 기술력이 수면위로 부상하기 전에 원천기술을 사들이거나 영업망과 자본을 제공하는 댓가를 업무제휴를 맺어 실상 기술의 사용권을 이전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신생 업체가 기술력을 들고 대형SI업체를 직접 찾아가 합병과 제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투사 관계자는 이미 대형사들이 인지도가 없는 신생업체를 찾아내 자본과 영업망을 대주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금융IT투자는 전무한 상태라며 이것은 금융IT업체 스스로가 무덤을 파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형사들이 기술력을 독점하는 불균형적인 금융시장이 계속되면 그만큼 금융업계가 네임파워에 대한 보수적인 성격을 버리지 못해 향후 시장진입이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창투사들의 소극적 투자가 금융IT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반박했다. 금융IT관련 한 벤처사장은 “네임파워와 시장진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몇 번의 투자요구가 묵살되었다”며 “대형사의 품안으로 몰아 넣는 것은 바로 창투사와 투신업계의 소극적 자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상연 기자 sy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