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채권시가평가제를 앞두고 금융기관중 특히 은행권에서 투신운용사에게 일임자문 계약을 맡기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은행권의 자산운용 아웃소싱 바람은 기존 장부가 펀드에 가입할 때 보다 판매사인 증권사에게 판매보수를 주지 않아도 되고 운용사와 각종 정보와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매우 높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운용인력에 인센티브를 주더라도 운용에 주력하게 함으로써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게 유리하다는 것.
이와 관련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한 기관들이 펀드에 가입하는 것보다 일임자문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은 절대 지출 규모에서 차지하는 수수료가 적을 뿐만 아니라 운용상황을 일일이 체크할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자금위탁은 이같은 일임자문업 형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이러한 일임자문은 시가평가를 전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실채권을 전혀 편입하지 않고 국공채펀드 형태로 안정적으로 운용된다는 특성이 있어 은행권에서 요구하는 운용스타일과 맞춤형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존 판매사와 운용사간에 수익증권을 팔면서 나눠 갖는 수수료체계의 일대 혁신이 예고 된다. 이제는 과거처럼 기관들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판매수수료와 운용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저렴한 비용으로 운용에 관한 모든 정보를 운용사와 공유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판매사들은 판매보수를 낮추는 등 수수료 차별화 현상이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결국은 그동안 판매보수가 너무 높았다는 것의 반증이라며 앞으로 운용사의 수수료가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운용사들은 기관을 상대로 일임자문업을 더 확대시키고 판매사인 증권사는 살아남기 위해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부문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태경 기자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