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삼성증권이 `에프엔닷컴`이란 금융포털사이트를 처음 오픈한데 이어 5월에는 대우증권이 `베스트이지닷컴`을 개설했다. 또 올 하반기 SK, 동양증권이 금융포털에 가세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금융포털사이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사이버 거래 수수료 수익 외에 별다른 수익구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오히려 기존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여 고객의 실질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낫다는 평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사이버상의 수익구조는 거래 수수료 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유행하는 금융포털사이트는 단지 고객의 눈길을 끌려는 제스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보판매업 등과 같은 다양한 부가업무와 금융권 공조체제가 지금보다 원활히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아직 금융포털사이트는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금융포털사이트가 수많은 컨텐츠 제공업체와의 제휴로 증권사 고유 사이트에 대한 특성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이트를 찾는 고객의 니즈란 일차적으로 증권업무를 보기 위한 것인데도 대량의 정보제공으로 오히려 고객의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객들도 금융포털사이트에 큰 의미를 두지않고 있다. 주식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객장을 찾은 손님은 "요란한 광고덕에 한번 사이트를 찾은 일은 있지만 주거래 증권사의 사이트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구축해 논 금융포털사이트가 `빛좋은 개살구`로 되버린 것은 업체간 일단 구축해 놓고 보자는 경쟁의식 때문이다. 사실 삼성증권은 대우증권이 베스트이지닷컴을 구축해 놓고 테스트에 들어간 상태에서 업계 선두라는 `명찰`을 유지하기 위해 완벽한 구축 없이 에프엔닷컴을 오픈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구축되는 사이트가 고객서비스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심해야 한다"며 "지난해 고객이 필요성이 부각될 때 HTS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이 금융포털에 대한 고객 필요가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연 기자 sy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