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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합병의 가장 큰 목적은 `비용절감`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5-15 09:22

금융연구원 "정부 중립입장 버리고 개입해야"

국내에서 은행합병이 요구되는 가장 일차적인 이유는 수익구조 개선이 아닌 비용절감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논의되는 은행합병이 마치 당장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은행합병은 서구에서처럼 규모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나 고수익창출 구조를 갖는 것이 아니라 국내 은행산업의 방어적, 수세적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선진국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고수익이 창출됐다는 사실이 이론적 실증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단지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거래의 급발전 등으로 비용절감과 생존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은행합병 추진 과정에서의 정부 역할도 정부가 주장하듯 싱가포르 네덜란드에서와 같은 중립적 형태가 아닌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부도 무리하게 은행간 합병을 강제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국내 은행들이 국제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부실덩어리라는 사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합병으로 잃는 표보다 은행 구조조정을 못해서 국내 시장이 외국자본에 헐값으로 넘어가거나 2차 금융위기가 도래해 잃는 표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국내 은행들이 부실덩어리라는 사실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을 국제 기준에 맞는 건전성을 갖게 하려면 제일은행과 서울은행 등에 투입한 공적자금 규모가 소요될 것”이라며 “지난해 HSBC가 서울은행 인수를 포기한 것도 부실자산 문제가 단기간 안에 해결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국내 은행산업은 대규모 국제금융자본의 이동이 심한 현 상황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덜어낼 수는 없으며 합병을 통해 인력 및 중복사업을 줄여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증자를 하던가 장기간 수익을 내야 하는 데 현재의 주식시장과 은행의 수익구조를 고려했을 때 요원한 이야기란 분석이다.

그는 “현재 국내 은행합병은 방어적 수세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며 “국제적인 금융기관과 당장 경쟁하거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상황은 고려조차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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