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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디지털금융의 현주소 [下] 인터넷뱅킹의 새로운 과제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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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4-20 09:34

가격경쟁력 우선 전략으로 수익성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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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은행이 경쟁적으로 인터넷뱅킹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담당자들은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인터넷뱅킹 담당자들의 고민은 과연 인터넷뱅킹이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비롯된다.

은행 인터넷뱅킹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자행 인터넷뱅킹의 생존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고 있다. 기술상의 대단한 차별화가 어렵다면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신금리를 높이고 대출금리를 낮추는 것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각 은행들은 사이버대출을 시행하면서 금리인하를 우선 정책으로 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금리를 각각 10%, 10.5% 적용, 창구대출보다 1.0%P 낮게 적용했고 기업은행 역시 인터넷대출금리를 9.5~12.5%로 창구대출보다 1.5%P 인하했다. 이밖에 조흥, 주택, 하나, 한빛 등 사이버대출을 시행한 모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창구대출보다 평균 0.5%P 인하하며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고객의 이동이 창구거래보다 훨씬 자유로움을 감안하면 대출금리 인하는 불가피하지만 이에 따라 인터넷뱅킹이 은행 수익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금리경쟁으로 은행 예대마진률이 2%대로 줄었는데 인터넷뱅킹의 경우 1%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뱅킹은 창구거래와 달리 인건비 소요가 없지만 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근 은행이 쏟아 붓고 있는 전산투자비를 감안하면 무조건 가격경쟁력을 내세울 수도 없는 게 사실. 올들어 일반은행의 전산부문에 편성된 예산은 지난해보다 많게는 세배 가까이 늘었다.<표 참조> 대형은행들은 1500~18000억원의 예산을 전산부문에 할애했고 이는 대부분 인터넷뱅킹과 같은 e-비즈니스 사업에 쓰여진다.

초기 투자에만 거액의 비용이 투입된다면 문제는 손쉽게 해결된다. 그러나 인터넷뱅킹 담당자들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불가피한 사업이므로 투자비용이 큰 폭으로 줄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고객을 잡아 놓을 수 있을 만큼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상당한 비용을 치르면서도 수익을 내야 하는게 은행 인터넷 사업의 과제. 인터넷뱅킹에서도 예대마진이 아닌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98년10월 설립된 영국의 에그뱅크가 지난해 1억5000만파운드의 적자를 내고 올해 뮤추얼펀드 판매에 주력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이 인터넷뱅킹 부문의 독립법인화를 심도있게 검토하는 것도 인터넷뱅킹의 중장기적인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터넷뱅킹을 놓고 은행권은 최근 또 새로운 고민에 빠져있다. ‘디지털금융’이 은행 구조조정의 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이용근 금감위장이 “인터넷뱅킹의 미래 투자비용과 수익을 예측, 이익 잠정치를 산출해 보라”고 주문하면서 비롯된 새로운 과제는 은행권에 적지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투자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은행은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는 얘기로 들렸다”고 털어 놨다.

전 은행이 앞다퉈 시행하는 인터넷뱅킹을 하지 않는 은행은 구조조정이 시작될 경우 종속적인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은행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금융의 원년인 2000년, 국내 은행들은 인터넷뱅킹의 해법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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