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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묻지마 투자` 열기

박태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4-12 19:10

유동성 장세 심화…장기債 확보 경쟁

시장에 넘쳐나는 자금을 기반으로 채권시장에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은행, 연기금들을 중심으로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경제지표를 감안한 향후 전망과 관계없이 이뤄지고 있는 유동성 장세가 짧아도 이달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실시된 3년만기 국고채 입찰에서 3조380억원이나 응찰되는 등 장기채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낙찰금리는 8.83%에서 결정됐으며 입찰 대행분을 포함, 총 발행규모는 9100억원으로 확정됐다.

특히 이날 입찰에서도 프라이머리 딜러중 농협, 주택은행이 각각 2000억원씩 매수하는 등 메이저급 은행으로서의 위력을 보였다.

이처럼 장기채 매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에는 한국은행이 채권시장의 최대 공급처로 부각되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의 발행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국고채 발행물량도 월 2조~2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한국은행의 통안채 차환 발행분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통안채 규모가 9조2000억원에 이르며 내달 4조원, 5월에도 1조원에 달한다.

이달초부터 한국은행이 꾸준히 1~2년만기 통안채를 8.35~8.86%대의 금리에 매주 1조~2조원 어치씩 발행하고 있으며 이를 은행, 연기금 등이 전액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산금채, 도로채, 한전채 등도 자금이 남아도는 기관투자가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장기채 수급이 정상궤도를 벗어나면서 평소 35~40bp안팎의 스프레드 차를 보이던 국고채와 공사채의 가격이 최근에는 20bp 이하로 줄어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장기금리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바닥권에 오지 않았냐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처럼 장기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몰려드는 자금을 운용할 데가 유가증권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은행 채권딜러는 “주변 변수를 고려한 중장기 전망 없이 당장 자금을 소화해야 하는 `묻지마 투자`가 채권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유동성 장세가 이달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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