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화 조달 코스트가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면서 상환용이 아닌 본격적인 외화대출을 위한 시중은행들의 외화차입이 줄을 잇고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 3년물 7500만달러를 포함해 총 1억5000만달러를 내달중 조달하기로 하고 4일 멘데이트를 발송했다.
주간사인 스탠더드 차터드은행과 바이어리쉐 란데스 방크가 우선 인수했다. 오는 26일 투자자 모집을 마칠 예정으로 조달코스트는 2년물이 L+1.3~1.35%, 3년물은 1.4~1.45%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은행의 이번 기채는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중 가장 큰 규모의 3년물 차입으로 앞으로 시중은행의 장기 외화조달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환은행도 지난달 31일 웨스트 LB와 라텍시스를 주간사로 기채를 시작했다. 모집금액은 총 1억달러로 이중 3천만달러를 3년만기로 차입할 예정이다. 예상 조달 코스트는 2년물 L+1.35%, 3년물 L+1.45%이며 오는 20일 신디케이션을 마감한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올들어 시중은행중 최대규모인 3억달러를 차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ABN암로은행과 스탠더드차터드은행, 독일계인 웨스트 LB 등 3개 은행이 공동 주간사를 맡아 각각 1억달러씩 인수했다.
이들 은행은 오는 26일까지 차관단을 모집해 참여은행이 신디케이트론이나 FRN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만기 3년에 2년째 콜풋옵션이 적용되고 총조달비용은 수수료를 포함해 L+1.25∼1.3%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조달될 외화는 주로 외화대출용으로 쓰여질 계획이어서 내달부터 무역금융을 중심으로 한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하반기부터는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한 투융자도 검토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의 외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다 코스트도 떨어져 은행들이 중장기 외화 차입을 시작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외환위기 이후 전면 중단됐던 해외 투융자 재개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