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임원 인사와 관련 심각한 내부갈등을 보였던 외환은행은 이갑현행장이 노조의 경영진 퇴진 요구를 수용, 24일 상오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주가 및 BIS 자기자본비율 하락등 최근의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은행장과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 전원이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갑현 외환은행장의 사퇴는 표면적으로는 이처럼 노조의 사퇴 요구에 따른 것이지만 근본 원인은 임원인사와 관련한 조직 내부의 갈등과 이행장의 리더십 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갑현행장은 김경민씨의 수석 부행장 영입을 시도하면서 기존 경영진 및 노조와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노조등의 반대로 이같은 시도가 무산되자 이번에는 기존 임원중 누구를 정리할 것인지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이행장은 우의제 장병구 상무와 권우진이사의 교체를 주장했고 노조는 조병훈 주원닫기

우여곡절 끝에 이갑현행장과 박찬일 노조위원장은 이행장과 우의제 장병구 상무의 동반사퇴에 합의했으나 대주주인 코메르츠은행과 우리 정부는 노조와 퇴임할 은행장이 경영진 인사를 마음대로 하는데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서 25일 주총에서는 이갑현 행장만 일단 물러나고 나머지 경영진에 대한 처리는 신임 행장이 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외환은행장의 퇴진이 이처럼 전적으로 내부갈등에서 비롯된 만큼 은행장 외에 이번 사태에 관련된 상당수 임원들이 앞으로 퇴진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내에서는 강력한 리드십을 갖춘 외부인사가 행장으로 영입돼 하루 빨리 은행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있다.
외환은행 내부에서는 재경부의 정건용 차관보와 양만기 수출입은행장을 선호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한편 서울은행의 신억현 행장대행도 24일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신억현 행장대행은 지난 24일 하오 이용근 금감위원장을 만나 이번 주총에서 행장으로 승진하게 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용근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신대행은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은행 경영이 백척간두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은행장 대행이 인사운동을 하고 다니는 풍토가 한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은행은 24일 은행장 대행으로 수석상무인 김현기씨를 선임하고 앞으로 국민은행처럼 경영진 인선위를 구성, 내국인출신의 은행장후보를 선임할 계획이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