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금주말 예정된 정기주총에서의 임원 인사는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흥은행의 경우 위성복행장이 지난주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해외 로드쇼를 떠나기 앞서 비상임이사는 물론 상임이사, 집행이사등 누구도 교체가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주총을 앞두고도 임원들이나 부점장들이 동요없이 일만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빛 외환은행은 뒤숭숭하다.
[한빛은행]
김진만행장은 지난달말 사업본부장들과 MOU를 체결하면서 기존 경영진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이 약속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빛은행은 지난주 증권 투신운용 신용정보 시스템등 자회사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았다.
상업 한일리스가 합병해 출범한 한빛여신전문의 부실이 무려 7000여억원에 이르는 등 자회사의 부실이 母은행에 엄청난 짐이 되는 상황에서 자회사 임원자리가 퇴직 임원들의 노후를 책임져주는 용도로 활용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한빛은행 자회사는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교체가 예상되며 이는 다시 모은행의 경영진 교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빛은행 집행이사들의 교체와 관련 김진만 행장이나 이수길 부행장은 지난 주말까지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임원인사는 주총때 가서 발표해야지 미리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지만 경영진 교체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지난주 들어 한빛은행 내에서는 누구누구 이사가 자회사로 물러나며 누구누구가 승진한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대부분의 기존 집행 이사들이 한번 정도는 입방아에 오르내리곤 했다. 집행이사들의 심기가 편할 리 없었다.
그러나 기존 집행이사들을 교체하는 데는 명분이 약해 인사권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되고 있다. 자회사의 구조조정과 금융그룹화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더라도 선임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사람들을 자회사로 방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은행장과 부행장은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MOU에 따라 사업본부별로 소신껏 일을 해보고 이를 근거로 평가가 좋지 않게 나와 물러난다면 몰라도 제대로 능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자회사로 떠밀려 나가야 한다면 누구도 수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권자도 이 대목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기존 집행이사중 1~2명은 자회사로 나갈 가능성이 높고 그 대상은 지난해 한빛은행 출범과 함께 임원이 된 5명의 이사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상무로 호칭이 바뀌는 신임 집행이사 후보로는 여러 명이 거명되고 있지만 상업은행 출신중에서는 윤진호부장이, 한일은행 출신중에서는 이종휘팀장이 다소 앞서 있다는 중론. 다만 두 사람이 각각 김행장과 대학, 고등학교 동문이어서 부담이 되고 있다.
이들 외에는 상업은행 출신중에서는 한기철 정남진 김원식씨와 뉴욕의 유재승지점장등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한일은행 출신 가운데서는 이종천 서삼영 문홍두씨 등이 거명되고 있지만 김행장이 부임 후 종종 허를 찌르는 인사를 해 왔음을 감안하면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한편 행내 일각에서는 한빛은행으로의 출범 이후 과거 상업은행이 가졌던 투명하고 페어플레이를 하는 인사전통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인사를 앞둔 투서와 상호 비방, 권력층 줄대기 등은 과거 상업은행 시절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최근에는 흔히 합병은행에서 볼 수 있는 이같은 병폐가 심심찮게 보여 금융당국자들조차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외환은행]
지난주 중반부터 금융계에서는 모 국책은행장이 외환은행장으로 가고 자리가 비는 국책은행장에는 재경부 또는 한국은행 고위 인사가 갈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다.
국민은행장에 김상훈 금감원부원장이 선임돼 금융당국이 관치 시비에 휘말려 고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일이고 주총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은행장 교체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같은 루머가 나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환은행 경영진은 각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이번 주총을 계기로 은행장의 리더십을 확고하게 하고 경영진의 결속을 다져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지 않는다면 외환은행은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와 경고가 은행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박영철 이사회의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설왕설래 말이 많았으나 박의장이 이용근위원장을 만나 ‘오해’를 풀어 박의장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한때 전직 임원의 이사회의장 취임설도 돌았으나 행내에서는 은행장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박의장이 오히려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않다.
이갑현행장이 필요성을 강조했던 국내 담당 수석 부행장제는 아직 금감원과의 조율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도입여부가 불투명하다. 코메르츠은행도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의 상무들을 부행장으로 명칭만 바꿀지 아니면 국내담당 수석 부행장을 둘 지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만약 수석부행장을 임명한다면 선임 임원인 우의제 장병구상무 중에서 발탁해야 한다는 것이 은행내 정서이다.
김경민 김상철 이수신 이승대 박광순씨등 자회사에 나가있는 전직 임원 및 부장들이 후보로 거명되고 한편에서는 은행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조병훈 주원닫기

자회사에 나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능력이나 자질로만 본다면 은행장을 하고도 남고 이갑현행장이 지난해 자회사 임원과 은행 임원들을 같은 선상에서 평가해 발탁하겠다고 말한 것도 부담이지만 이들이 다시 롤백할 경우 조직관리상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도 한빛은행처럼 지난해 경영진을 새로 구성했기 때문에 1년만에 이들을 교체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갑현행장이 대통령 유럽순방을 수행한데 이어 지난주에는 동경에서 열린 APBC 회의에 참석하는 등 2주 연속 해외 출장을 나가 이행장의 의중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임원 교체 없이 일본 및 미주 본부장을 이사대우급으로 임명하거나 기존 임원중 1명정도만 바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연초 현지 감독당국의 요구에 부응하고 국제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주 및 일본본부를 신설했지만 일본은 부장급 본부장을, 미주는 본부장조차 임명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집행이사 자리는 별로 없지만 노리는 사람들은 많다. 46~48년생 10여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선두그룹에는 현운석 황인천 백운철 박진곤 백영부 최성규 김윤수씨등이 포진해 있지만 안재규 박삼영 이시하 조명현 정형량씨 등도 자격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총에서 임원 변동이 있을 경우 현재 한 사람도 없는 영남출신중 누군가가 발탁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