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한국정보인증과 전산인증 제휴를 체결하고 전산인증 T/F팀을 구성한 데 이어, 교보 대한생명도 이 업체와 포괄적 제휴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전자인증제 도입에도 불구 보험상품의 사이버거래 활성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시각과 부정적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긍정론자들은 신경제 대세론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인터넷 산업은 더 이상 부가적 시장이 아니라 우리 미래를 가늠할 핵심 산업인 만큼 보험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간편론’도 긍정론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지적된다. 지금까지 보험업계가 인터넷으로 판매했던 방법은 고객이 온라인 상에서 먼저 계약 희망서를 작성한 뒤 별도의 우편 통지와 계약서 작성 절차를 거치는 것이었다.
보험상품의 특성상 본인임을 확인해 주는 자필서명이 필요했던 것. 그러나 전자인증제도가 도입돼 이러한 복잡한 절차가 온라인 상에서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것은 큰 변화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론 보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사용자가 금융기관에 요구하는 것은 ‘신뢰도’라는 것이 부정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야후 아마존 등 미국 유명 웹사이트가 해킹당하는 상황에서 전자인증이 고객에게 얼마만큼의 신뢰감을 줄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우리 국민의 보험상품에 대한 의식 수준도 지적한다. 푸르덴셜생명 최홍진 세일즈 매니저는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이 보험상품을 손수 설계해서 상품을 고르는 방식이 아직은 낯설다”며 “미국에서 조차 남성 플래너를 통한 보험 상품 판매가 주종을 이룬다”고 말했다.
사이버보험 활성화가 모집인의 생계문제와 직결한다는 점도 비관론에 무게를 더해주는 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집인 수는 약 30만명. 이들이 사이버 보험 판매로 직장을 잃게 된다면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게 될 것이며, 이들이 갖춘 보험지식과 노하우가 그대로 사장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찬반양론에 대해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전자인증 도입으로 기존 상품과는 다른 특화된 사이버 보험 상품이 판매되겠지만, 향후의 보험업계 전망은 아직 섣부른 판단이고, 보험업계의 특성상 인터넷 뱅킹이나 홈트레이딩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