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시중은행 임원들의 보수체계를 재조정 하도록 하면서 요즘 시중은행 행장은 물론 임원들도 조금씩 들떠 있는 게 사실이다. 3억원 수준의 기본 연봉에다 인센티브와 스톡옵션을 합쳐 많게는 9억원 정도를 받는 은행장이 나온다는 얘기도 있고 적어도 행장들의 경우 5~6억원의 연봉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나머지 임원들의 보수 역시 3억~4억원 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은행 임원들은 “그만큼 책임이 따르지 않겠냐”고 부담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임원이 될 후배들은 할 만하겠다”면서 은근히 반갑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시중은행 임원들의 넉넉한 ‘잔치’를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보고 있는 이들이 국책은행 임원들. 국책은행 행장의 연봉은 1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산업은행 1억1000만원, 기업은행 1억500만원, 수출입은행 1억900만원이다. 이밖에 임원들 연봉은 8400만원에서 92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된다. 여기서 세금 30% 정도를 떼면 행장이라도 7000만원 정도를 봉급으로 받아 갈 수 있다. 더군다나 97년 환란이후 3년간 모든 국책은행 임원들은 연봉에서 10%씩을 반납했다.
“시중은행이 아닌 국책은행”이라는 말은 별 위안이 되지 못한다. 국책은행도 똑같이 시중은행은 물론 외국자본과 경쟁해야 하고 경쟁속에서 수익을 올려야 한다. 여기에 정부정책에도 기여해야 하므로 오히려 업무는 더욱 고되고 힘겼다. “앞으로의 책임”을 운운하지만 국책은행 임원들 역시 똑같이 감독당국을 감독을 받고 연봉이 적다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책의 수위가 낮아지지 않는다.
지난해 국책은행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경영상태는 크게 회복됐고 경영진들에 대한 평가도 후하게 나오고 있지만 시중은행과 달리 이들의 ‘살이’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국책은행의 한 임원은 “젊은 직원들에게도 이 자리가 동기부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고 고백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