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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3-13 09:12

사외이사 임기단축 · 집행이사 인사권등 마찰

금감위와 금감원이 이달 하순 시중은행들의 정기 주총을 앞두고 경영진 인사와 관련, 잇달아 무리수를 두고 있어 금융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금감원 간부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있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개혁 대상’은 은행 임직원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간부들이라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장 인선을 앞두고 지난달 24일 금감위 김영재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국민은행측의 건의에 따라 은행장 인사권을 갖고 있는 비상임이사회와 별개로 경영자 인선위를 구성하고 인선위는 헤드헌터사에 의뢰, 은행장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국민은행은 금감위에 이같은 건의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금융당국이 지지하는 인물을 은행장으로 추대하도록 하기 위한 ‘작전’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이 밀고 있는 김상훈부원장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은행장 후보는 이기호 경제수석이 지난 주말 귀국함에 따라 금명 확정되겠지만 지금까지는 김상훈 부원장이 선임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국민은행장 인선위는 13일 조찬간담회에서 3~4명의 후보를 뽑고 행추위는 이들중 1명을 골라 금감원의 자격심사를 받게된다.

금융당국의 무리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은행 비상임이사들의 임기를 기존의 2~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라고 요구하면서 지난해 선임된 사람들에게도 이같은 원칙을 적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새로 뽑히는 비상임이사들은 몰라도 기존 3년 임기로 선임된 사람들까지 1년으로 단축하라는 것은 법리에도 어긋나 비상임이사들의 반발을 샀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기존 비상임이사들이 1년 임기를 거부할 것을 우려해 경과 규정으로 ‘기존 이사들도 임기를 1년으로 한다’는 단서조항까지 달도록 해 은행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조흥 한빛 외환은행의 상임이사 및 집행이사들에 대한 사표 제출 요구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는 실상을 알고보면 해프닝에 가깝다. 금감원은 지난주 초 몇몇 기자들에게 경영부실의 책임을 지고 비상임이사들이 사표를 내는 상황에서 경영책임이 많은 상임이사 및 집행이사들도 당연 사표를 내야하며 이 과정에서 일부 임원들이 교체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은행들의 문의가 빗발쳤고 은행 인사에 금융당국이 왜 개입하느냐며 반발이 잇달았다. 또 은행장이 교체되지 않는 상황에서 상임이사 및 집행이사들에게만 경영책임을 묻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이 이상하게 꼬이자 금감원 강병호 부원장은 지난 9일 “이번 주총에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은행 임원들이 유임될 것이며 조흥 한빛 외환은행 임원들이 최근 사표를 냈으나 전원 반려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확인 결과 금감원은 3개 은행 임원들에 사표 제출을 요구한 적도 없고, 또 3개 은행 상임이사 및 이사대우들이 사표를 낸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리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은행이라지만 주총을 앞둔 금감원의 은행 경영진 흔들기는 반작용을 불러 일으켰다. 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의 경우 당초 2명이 개인적 이유로 그만두려다가 지금 나갈 경우 자질이 부족하거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오해를 살까 봐 전원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조흥은행의 경우 금감원의 경영진 일부 교체 발언으로 임원들이 동요하는 조짐을 보이자 상임 및 집행이사들에 대해서도 이번 주총에서는 교체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한빛은행이나 외환은행도 사외이사나 상임이사, 집행이사가 교체되더라도 아주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총을 앞두고 금감원과 일부 시중은행은 집행이사, 즉 이사대우의 인사권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금감원은 한빛은행이 현재 집행이사를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 은행장이 임명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들어 조흥은행 등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정관을 고치도록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난 9일 시중 지방 국책은행장들과 이용근 금감위 위원장의 조찬회동에서 위성복 조흥은행장이 이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나섰고 이용근위원장이 위행장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손을 들어줌으로써 집행이사에 대한 인사권은 은행장에게로 넘어가게 됐다.

주총을 앞두고 이같은 은행 임원 인사와 관련된 금감위 금감원의 부당한 요구와 은행 경영진 흔들기에 대에 금융계에서는 더 이상 구태가 재연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잇달으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에 로드쇼를 하러 갔다가 해외 투자자들이 부실 책임을 지고 당신네 경영진이 교체된다는 보도가 잇달으는데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왔을 땐 할 말이 없었다”고 말하고 “감독당국부터 개혁을 하지 않고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개혁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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