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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투신, ‘금융상품 백화점’으로 변신

신익수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3-06 09:14

“상호금융기관만 제한 푼 건 형평성 어긋나”

상호금융기관인 신협, 새마을금고에 대한 환매 허용이 시작된 가운데 명백히 금융기관으로 볼 수 없는 벤처캐피털업계는 여전히 환매제한에 묶여 있어 형평성 논란과 함께 오는 4월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인 조치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법상 단순히 조합으로 분류돼 일반투자자들이 간접투자처로 활용하고 있는 ‘벤처조합’ 마저 환매 대상에서 제외돼 민원이 잇따르고 있으며 개별 벤처캐피털 역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등 자금운용이 위험 수위에 육박하고 있어 금융당국와 관련업계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정작 이해 당사자인 투신협회측은 개별 투신사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뒷짐만 지고 있어 벤처캐피털업계 내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업계는 기은캐피탈, 동양창투, 국제창투등 대우채에 편입된 수익증권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3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 2일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고 이같은 업계의 입장을 정리해 오늘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에 공식 건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건의문에서 일단 대우채에 편입된 투자회사분에 대해서는 신협, 새마을금고등 타 상호금융기관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환매제한 조치를 풀어줄 것을 전제로 하고 사실상 ‘금융기관’으로 분류될 수 없는 민법상의 조합인 벤처조합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환매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원론적으로도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금융기관만 환매제한 조치를 풀고 엄밀한 의미에서 금융기관으로 분류할 수도 없는 벤처캐피털회사에만 차별대우를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투신협회 또한 이같은 입장을 정리한 업계의 건의에 대해 개별 투신사들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일인 만큼 협회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등 뒷짐만 지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 내에는 총선을 앞두고 ‘표밭다지기’를 위해 숫적으로 우세한 새마을금고와 신협만 환매제한 조치를 풀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이들 상호금융기관의 미묘한 입장을 고려하면 이같은 의혹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개인들의 사적인 모임인 ‘계’와 성격이 유사한 벤처조합에 대해서도 환매제한을 풀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환매제한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벤처산업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타 금융기관과 비교할 때 투자재원이 매우 취약한 벤처캐피털업계로서는 추가투자의 여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으며 일부사의 경우 유동성 부족 상태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한편,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한조치에 걸린 규모는 총 600억원에 달하며 회사분이 약 350억원, 조합분이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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