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해 대부분 은행이 투자원금의 100% 수익률을 기록하며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자 펀드매니저들이 모처럼 ‘효자’로 떠올랐다. 이는 곧 인센티브로 이어져 상당수 직원들이 연봉의 50% 이상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연초부터 시작된 주가의 하향곡선이 최근까지 지속되면서 이들 역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한 시중은행의 주식담당 책임자는 퇴직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이유는 자신의 판단으로 투자했던 종목이 급락하면서 은행이 적지않은 손실을 입은 것.
코스닥에 등록돼 있는 반도체 업종의 주식을 주당 4만원대에 매입한 이 직원은 주가가 떨어져 규정상 로스 컷을 해야 하는 20%의 마이너스 수익률이 난 시점에도 각서를 쓰고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다. 결국 이 주식은 2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져 50% 가까운 손실이 난 후 처분됐다.
담당책임자는 사표를 쓸 결심까지 했으나 결국 당분간 기본급만을 받는 수준에서 은행측과 타협이 이루어졌다. 은행 펀드매니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주식운용 담당자들이 퇴직하기도 어렵다고 고백하고 있다.
주식매매가 전공이더라도 엄청난 비율의 손절매로 해당 기관에 손실을 끼치고 퇴직하게 되면 이런 사실이 꼬리표로 붙어 다녀 전직에 장애가 된다는 얘기다.
연말 넉넉한 인센티브는 고사하고 평소 연봉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감수하며 명예를 ‘회복’할 때까지 피마르는 트레이딩을 계속하는 편이 낫다는 설명.
은행 고유계정은 물론 신탁계정의 주식운용 규정에는 손절매 룰이 엄격히 지켜지고 있다. 보통 30%의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무조건 처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연초 은행권이 종합지수 하락에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은행 손실 및 배당률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운용담당 개인의 확고한 판단에 따라 이 룰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르는 경우도 적지않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종합지수와 코스닥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데도 일부은행의 단위형 신탁이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신탁상품 전체 영업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자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처럼 명암이 엇갈리는 은행원의 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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