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를 트는 곳은 최근 ‘한국판 벤처밸리’로 뜨고 있는 테헤란로. 일명 ‘테헤란밸리’로 불리는 곳이다. 이 곳에는 1500여개의 벤처기업 ‘인맥’들의 집적단지이며 소위 ‘작전세력’으로 불리는 사설펀드 운영의 핵심멤버들이 모여 있다.
벤처캐피털협회는 지난 89년 출범했는데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2년간 ‘어린시절’을 보냈고 91년 여의도 쌍마빌딩에 새 둥지를 틀고 10년간을 지내왔다.
이번 이전의 가장 큰 이유는 강남 회원사들의 ‘압력’이었다는 전언. 현재 여의도에는 벤처캐피털 회사 숫자가 신보, 한국벤처금융, 인텍, 일신, 신한창투 등 10여개에 불과하지만 테헤란로 일대에는 50여개 이상이 모여있다. 업계 절반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기획위원회나 임원회의를 하더라도 다수의 관련임원들이 여의도까지 수고스럽게 이동해야 하는 형편.
정확한 이사 시점은 오는 3월. 아직 구체적인 장소는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테헤란로 일대의 이곳 저곳을 두루 돌아다니고 있다. 협회는 이번 이전과 함께 벤처기업 인증업무를 담당할 직원 한 명을 추가로 뽑아 현재 8명의 직원을 9명으로 늘릴 계획. 협회는 정든 곳을 떠나 섭섭하지만 사무실 평수가 큰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어서 위안이 된다고.
이번 이전계획에 따라 여의도 벤처캐피털업계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가뜩이나 ‘테헤란밸리’가 뜨고 있어 소외받고 있는 상태인데다 협회마저 옮겨 회의 때마다 건너기 만만치않은 ‘다리’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