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은행보다 규모나 신뢰도 면에서 떨어지는 종금사, 신용금고,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불안감은 더욱 큰 상황이다. 아직 2001년까지 시간은 많이 남았다고 하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2금융권은 대규모의 자금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고객들은 2금융권에 대해서는 신뢰감을 갖지 못하고 은행등 대형금융기관을 신뢰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예대마진을 노리는 영업의 시대는 끝났다고는 하지만, 수신업무를 포기할 수는 없는 2 금융권이 2000만원까지만 보장되는 예금자보호법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점검 해본다. <편집자주>
종금업계는 아직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에 대해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종금사의 예금성 상품은 대부분 단기성 상품이기 때문에 아직은 예보법에 따른 예금이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종금업계는 일단 예보법에 따른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마련을 이번 결산이 끝나는 3월부터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종금업계 상품은 3개월 정도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9월 이후부터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금업계는 IMF이후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회사가 퇴출됐고, 또 IMF의 원흉이라는 원성까지 들었다. 현재 생존하고 있는 10개 종금사는 모두 우수한 실적을 올리면서 생존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부정적인 시각이 남아있는 상태다.
따라서 ‘절대로 망하지 않는 우수한 금융기관’이라는 대고객 신인도 확보가 그 어떤 금융기관보다 더욱 필요한 것이다.
또 종금사를 이용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단순히 금리가 다소 높다는 이유로 찾는 개인고객보다는 거액을 맡기고 있는 고정 기업고객이 많기 때문에 이들은 수신과 여신의 미스매칭에 대해 불안감도 갖고 있다.
즉 여신처의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수신이 늘어난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산의 운용현황을 체크해 감당할 수 없는 이상의 예금을 받지 않는 보수적인 영업을 통해 신뢰도를 쌓고 있다.
한불종금 장무웅상무는 “여신을 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수신을 받게 되면 오히려 예대마진의 감소를 불러온다”며 “수신고를 조정하면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회사의 안정성이 보장된다”고 말하고 있다.
고객 유인을 위한 신상품 개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3개월짜리 상품보다는 6개월 이상의 장기상품 위주로 신상품이 개발될 전망이다. 기존 중장기상품도 손질을 통해 이부문의 수신고 확대를 추구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우선 중앙종금은 10일부터 국내 최초로 주식연계 상품인 ‘플러스알파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있다.
플러스알파 발행어음은 기존 확정금리 상품인 발행어음 수익률에다 중앙종금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전자 주식의 주가상승률에 따른 보너스 이자를 추가로 주기 때문에 수익률면에서 기존 수신상품의 수익률을 휠씬 앞선다. 또한 기간도 6개월 이상으로 원금 보장과 함께 장기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동양종금도 여수신 상품의 다양화를 위해 장기 상품을 개발해 고객의 원하는 형태로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투자은행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시대적 상황에 놓여있는 종금업계로서는 투자형 상품의 확대로 예보법에 따른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어짜피 고금리 만으로는 고객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 고객을 채권, 수익증권 등 고수익 상품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동양종금 박종국상무는 “예수금 규모는 줄어들지만 기존 고객에게 예금과 함께 투자형 상품으로의 전환을 권유하고 있다”며 “이는 투자은행화 한다는 전략에도 적합하고 고객 이익을 통한 신인도 확보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예보법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 외자유치와 업종변경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그룹내에 증권사가 없는 종금사들은 증권사 설립을 통해 증권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외자유치 또는 외국 금융기관과의 업무협조체제 구축에도 심열을 기울이고 있다.
아세아종금 설현기 전무는 “기존 도매업에서 소매업으로 전환하기에는 영업망의 한계 등으로 인해 수신기반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개인고객 유치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따라서 금년내 외자유치 또는 증권업 진출을 통해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성욱 기자 wscorpi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