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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미래 대형화로 개척한다”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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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1-08 19:27

치열할 시장 주도권 경쟁…메가 합병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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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벽두부터 국내 은행권의 촉각은 올해 현실화될 지도 모르는 2차 구조조정에 모아져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제는 부실은행의 떠안기, 또는 단순한 생존차원의 합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쟁이 가속화되는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형화’의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중론이다.

이와 함께 금융 업종간의 진입 장벽도 무너진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해지고 은행과 증권·투신간의 업무제휴도 앞으로는 증권계좌를 대행하는 차원을 넘어서게 된다. 금융지주회사의 등장으로 타 업종간의 제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른바 ‘메가 머저’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금융기관의 대형화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숨가쁘게 벌어지고 있다. 선두주자격인 미국에서는 연간 400여건의 은행간 합병이 이뤄지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도 합병을 유일한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다이치 간교, 후지, 니혼고교은행의 합병으로 자산규모 1조1000억달러의 수퍼뱅크가 탄생했고 잇달아 발표된 스미토모와 사쿠라은행의 합병도 세계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금융전문가들은 앞으로 덩치가 큰 은행만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 위상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시대, 은행의 경쟁력이 조직의 규모와 상응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일부 지역에서의 특화, 한 분야에서의 경쟁력은 모두 ‘규모의 경제’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예금자 보호의 부분보호 환원과 예금보험료 차등화 등이 은행을 비롯한 전 금융기관의 우열을 가름으로써 구조조정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구조조정에 따른 대형화의 길은 비단 은행권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보험은 물론 증권·투신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험업계는 이미 연초 6개 부실 생보사의 M&A가 예정돼 있다.

인수자가 정해진 상황에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보험사의 M&A로 현대생명과 금호생명이 새롭게 출발하고 외국계로 매각된 제일생명도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 역시 금융기관간 겸업화와 인터넷 거래 활성화 여부에 따라 급격한 시장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변화되는 환경에 대한 발빠른 적응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헌재 위원장은 2차 투신사 퇴출을 올해 단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실 투신사의 자연 퇴출이 유도될 수 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정상화될 전망이지만 나머지 중소형 투신사들은 대주주 증자와 함께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면 퇴출된다. 증권업계에선 수수료 경쟁에 따른 일부 증권사의 퇴출이 전망되고 있다.

수수료 경쟁으로 경영악화를 겪어야 하는 증권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인터넷 거래 전문 증권사의 출범은 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천년 새해 국내 금융산업은 대형화와 함께 진입장벽 철폐에 따른 다른 업종간의 상호 진출이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게 된다. 미국에서도 수십년간 위력을 발휘했던 글래스 스티걸법의 폐지로 이업종간의 상호 진출이 자유화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대한 업계의 창의력에 어떤 제한도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해져 미래의 영업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치열해질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국내에서도 금감원이 오는 17일부터 ‘금융기관 업무제휴 촉진방안’을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다양한 업무제휴와 상품개발이 가능해지게 됐다.

이와 관련 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보험, 투신과의 연계로 어느 정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국의 사례를 보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업종간의 상호진출은 정부가 연내 제정하겠다는 ‘금융지주회사법’으로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논란이 거듭되고 있지만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이 밝힌데로 현재 4%로 묶여 있는 은행 소유지분 한도가 풀어지면 은행들도 본격적인 자회사 개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빛은행이 최근 종합금융회사 설립을 위해 보험사 인수계획을 밝힌 바 있고 국민은행도 증권사를 인수,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금융계에서는 대형화와 업종간 상호진출이 궁극적으로 상품과 유통채널의 차별화 차원에서 다른 업종간의 합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플레이어가 난무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2천년은 한국 금융사에 ‘메가 머저’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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